경찰 “서이초 교사, ‘연필사건’ 후 학부모와 수차례 연락”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3.07.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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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교사, ‘연필사건’ 관련해 학교 측에 2차례 상담신청
서울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는 추모 리본이 매달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 사망 교사를 추모하는 추모 리본이 매달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가 이른바 ‘연필 사건’ 발생 이후 학부모와 수차례 연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연필 사건’이 발생한 지난 12일부터 해당교사 A씨가 사망한 18일까지 A씨와 학부모 사이에 통화가 수 차례 있었다”며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 대화 내역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4일 학부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A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했다.

A씨의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A씨가 담당했던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이 A씨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학교에 상담을 신청했다. 이 중 ‘연필 사건’과 관련된 상담신청이 2건이다.

A씨는 2차 상담에서 “학부모가 개인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해서 놀라 소름이 끼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에도 A씨가 “방학 때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는 주변 증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유족 측은 이러한 정황 등을 토대로 A씨가 학부모의 악성민원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았지만 학교 측이 이를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교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A씨의 업무용 PC, 업무일지, 휴대·교내전화·업무용 앱 등 개인용 전자 기기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이어 A씨의 유족과 지인, 동료 교사, 관련 학부모 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일기장 내용이 일부 언론에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유족이 고소·고발할 경우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A씨에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이라는 허위 사실이 유포된 사건과 관련해 두 의원 측을 상대로 자세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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