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딸내미, 많이 아팠구나”…네티즌 울린 ‘서이초 교사’ 父의 편지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7.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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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추모 집회 영상 속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확산
고인 父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 용서해다오”
7월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등학교 담당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7월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등학교 담당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서이초 교사 극단선택’ 이후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인의 부친이 쓴 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1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A씨의 부친 B씨가 쓴 편지 사진이 퍼지고 있다. 해당 편지는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 추모 영상에 들어있던 장면이 촬영된 것이다.

당시 B씨는 딸 A씨에게 “예쁜 딸내미와 함께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내미는 많이 아팠구나”라면서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라고 썼다. 이어 “부디 그곳에서라도 행복하기를 바란다”면서 “부디 그곳이 너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하게”라고 덧붙였다.

집회 현장에서 B씨의 글이 공개되자 당시 집회 참석자들 또한 눈물을 보였다. 뒤늦게 이를 접한 네티즌들 또한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자기 자식만 귀한 줄 아는 학부모들 제발 정신차려라” 등의 의견을 보탰다.

한편 2년 차 초등교사로 서이초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각에선 A씨가 생전 담당하던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일명 ‘연필 사건’ 등과 관련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날 서울경찰청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른바 ‘연필 사건’이 발생한 지난 12일부터 A씨가 사망한 18일까지 A씨와 학부모 사이에 통화가 수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연필 사건’과 관련한 학교 측과의 상담에서 “학부모가 개인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해서 놀라 소름이 끼쳤다”고 토로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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