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에 ‘아동학대’ 신고 당한 특수교사, 교단 복귀…주호민 ‘침묵’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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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진상규명 전 무분별한 직위해제, 또 다른 피해 낳아” 결정 번복
2019년 6월21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가무극 《신과함께 이승편》 프레스콜 행사에서 원작자인 주호민 작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9년 6월21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가무극 《신과함께 이승편》 프레스콜 행사에서 원작자인 주호민 작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 신고를 당해 직위해제된 특수교사가 교단에 복귀한다. 

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이날 부로 아동학대 신고를 받아 직위해제된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육 교사 A씨를 복직키로 결정했다. 

A씨를 직위해제 한 도교육청의 조치가 무리하다는 교사들의 집단 반발 등을 의식해 복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태희 경기교육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결정을 공식화했다. 

임 교육감은 "한 웹툰 작가의 발달 장애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아동학대 신고를 받아 직위 해제된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육 선생님을 내일(8월1일) 자로 복직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단계에서 검찰청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가 되면 현장에서 사명감을 갖고 특수교육에 임하는 선생님들에게는 큰 상처가, 다른 특수 아동·학부모분들은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교권 보호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도 전문직이지만 특수아동 교사는 그중에서도 더 깊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라며 "앞으로 교육청은,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기 전까지는 선생님들에 대한 무분별한 직위해제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임 교육감은 이번 사안에 대해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생님들이 더 이상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7월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1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1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교육계에서는 주씨가 자신의 자폐 성향 초등생 아들을 가르치던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것을 두고 '학부모 갑질' '교권 침해' '무리한 신고' 등 거센 논란이 일었다. 

주씨가 아들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은 뒤 수업 내용 중 일부분을 문제삼아 신고한 점과 해당 교사가 주씨 아들의 바지를 내리는 등의 행동으로 피해를 입은 여학생 측 부모를 오히려 설득했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며 비판이 커졌다.   

주씨는 교사를 아동학대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자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입장문을 내고 "(수업 시간)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기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고 해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주씨 아들과 함께 학교를 다닌 학생 부모나 교사들의 반박이 이어지며 파장이 확산하고 있지만 주씨는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는 해당 교육청의 직권남용 여부를 검토해 피해교원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뒤 이어진 보복성 아동학대 고소·고발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실태를 조사해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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