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美 신용등급 강등…“큰 영향 없다” vs “명백한 경고”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8.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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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과 사정 달라…투자에 영향 없을 것”
“국가 부채 문제에 안주…달러화 결국 희생될 것”
ⓒAP=연합뉴스
1일(현지 시각) 국제 3대 신용평가사 피치는 12년 만에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AP=연합뉴스

국제 3대 신용평가사 피치가 12년 만에 미국 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드워드 존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안젤로 쿠르카파스는 "강등 시점이 분명히 놀랍지만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르카파스는 "(강등 발표 후) 시장이 매우 조용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일의 약간 하락에 대한 구실이 될지 궁금하다"며 2011년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S&P는 2011년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린 바 있다. 쿠르카파스는 "당시 시장에서 10%의 하락을 목격했다"면서도 "그때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와 관련한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이 매우 가까이 있었고, 지금은 그것을 지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 당시에는 금융 위기 이후라 경제도 훨씬 더 불안정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더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최고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버나드 보몰도 "신용등급 강등은 전반적으로 정부 부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닝 포인트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슐만은 이번 강등이 미국의 명성에 약간의 흠집을 내겠지만, 미국 경제는 이번 충격을 잘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신용등급 하락이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가 분명한 만큼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존스 트레이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오루크는 "2011년 S&P가 강등했을 때 S&P 사장은 약 3주 만에 자리를 내놨다"면서도 "사람들이 이번 조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고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 밀러&워싱턴'의 최고경영자(CEO) 겸 설립자인 마이클 K. 파는 "우리가 부채라는 개념 자체에 매우 안주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우리는 버는 것보다 계속 더 많이 지출하고 있으며, 피치는 그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적자가 커지면 통화는 약세를 보이는 것은 교과서적인 해답이지만, 미국 달러는 적자 상태의 여러 상황에서도 다른 통화에 대해 여전히 강세라고 지적했다. 크로스비는 "미국 재정 상태가 정상화하지 않으면 달러는 약해질 것이라고 하지만, 약세를 보이지 않는다"며 "본질적으로 피치가 말하는 것은 일어날 것이고 달러는 희생자(casualty)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후 미국 달러는 주요 외화들에 대해 약세를 보였으며, S&P 500 선물도 0.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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