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 정도일 수 있나” 외신에 타전된 처참한 잼버리 상황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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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와 인터뷰 한 참가자 학부모 “아들 꿈 악몽 돼”
가디언 “그늘 거의 없는 곳서 개최”…BBC “英 정부 면밀히 주시”
8월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8월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열악한 시설과 환경 속에서 참가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 시각) 전북 부안의 거대한 간척지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잼버리 행사에서 개막 이후 이틀 간 600명의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10대 참가자들이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 증상을 보이면서 한국 측이 현장에 추가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가 이번 잼버리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미국 버지니아주의 크리스틴 세이어스는 로이터에 "처음에는 텐트가 준비되지 않아 아들이 바닥에서 자야 했다"고 주장했다.

세이어스는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Be Prepared)인데 주최 측이 어떻게 이 정도로 준비가 안 돼 있을 수 있느냐"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들의 꿈이 악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번 행사 개영식을 위해 방한한 영국 탐험가 베어 그릴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하며 "덥다. 서로를 돌봐달라"고 적은 점도 소개했다.

8월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연합뉴스
8월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개막한 잼버리에서 첫날에만 4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온열질환자 상당수는 야영지 임시 의료시설에서 치료받았다"며 가장 많은 참가자를 기록한 영국 정부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잼버리 총 참가 인원은 4만3000여 명으로, 4500여 명이 파견된 영국은 전체 인원의 10% 넘는 수준이다.  

BBC는 행사가 열리는 전북 지역 기온이 35도를 기록했고, 전국적으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잼버리 주최 측과 한국 정부가 프로그램 조정과 시설, 인력 보완 등 후속 대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국이 장기간 폭염과 씨름하면서 잼버리 참석자 수백명이 앓아누웠다"며 개막일인 지난 1일 400여 명에, 2일 20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적었다.

특히 이번 행사가 8.8㎢ 넓이의 간척지에서 개최된 점을 짚으며 "자연 그늘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한 자원봉사자가 인터뷰에서 "그늘에 있어도 매우 덥다"며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고도 전했다.

AP통신은 잼버리 행사가 열리는 새만금 간척지가 나무 등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곳이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최 측은 거듭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최창행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브리핑에서 "행사를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고, 잼버리가 다른 곳에서 개최됐어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K팝 행사로 참가자들이 에너지를 분출한 점을 온열질환자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한 점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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