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LH서 계약해지 신청 12건…임대주택 입주자 보상 우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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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만1000여 세대 중 임대주택이 80%
불명확한 임대주택 입주자 보상책 두고 혼란
1일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양주회천 A15블록 아파트 주차장 기둥에 보강 작업을 위한 철판이 덧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1일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양주회천 A15블록 아파트 주차장 기둥에 보강 작업을 위한 철판이 덧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하 주차장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입주자들을 위한 보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보상 기준과 요건이 명확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공공 분양주택 입주자에 대한 보상책이 중심이 되다 보니 임대주택 입주자는 보상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6일 LH에 따르면 LH 15개 아파트 단지에 철근 누락이 있었다는 사실이 발표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15개 단지에서 12건의 계약 해지 신청이 있었다. 해지 신청이 접수된 곳은 모두 임대주택이다. 입주예정자의 신청이 8건, 현재 거주 중인 입주자의 신청이 4건이다. 계약 해지 사유가 철근 누락 때문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LH에 따르면 분양주택 입주예정자의 계약 해지 신청 건은 아직까지 없었다.

문제는 임대주택 입주자·입주예정자가 ‘철근 누락’이라는 사유를 명확히 들어 계약 해지를 신청하더라도 정부의 보상 기조와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완공돼 입주가 끝난 단지라면 입주자가 만족할 수 있는 손해배상을 하고, 공사 중인 단지의 입주예정자에게는 재당첨 제한 없는 계약 해지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른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재당첨 제한 규정(10년)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대책은 분양단지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철근 누락 15개 단지 중 임대단지는 10곳, 분양단지는 5곳으로 임대가 훨씬 많다. 분양단지라 해도 2026년 입주예정인 파주운정3 A-23BL은 1개 단지만 100% 분양주택으로 구성된다. 4개 단지(남양주별내 A25·수원당수 A3·수서역세권 A3-3BL·양산사송 A-2BL)에는 행복주택과 분양주택이 함께 있다. 전체 세대 수로 따지면 15개 단지의 1만1264세대 중 임대가 9016세대로 80%를 차지한다.

임대단지의 경우 파주운정 A34(초롱꽃 마을 3단지) 같은 대단지를 제외하고는 입주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는 게 쉽지 않아 이들의 목소리가 LH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입주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대안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그냥 입주하기로 했다” “돈도 없고 오피스텔 구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임대주택 입주자나 입주예정자들이 다른 임대주택으로 옮기길 원한다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인근에 비슷한 조건의 임대 아파트가 없다면 이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LH와 임대를 포함해 입주자·입주예정자에 대한 보상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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