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태풍특보…시간당 10~30㎜ 비·시속 100㎞ 넘는 강풍
제6호 태풍 카눈이 경남 통영 남쪽 100㎞ 해상까지 북상해 상륙 초읽기에 들어갔다.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와 남부지방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 대피가 잇따르고 있다.
카눈은 10일 오전 6시 통영 남쪽 10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상 중이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75hPa과 35㎧(시속 126㎞)로 강도 등급은 아직 '강'을 유지하고 있다.
카눈은 오전 9시를 전후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카눈이 오전 9시 통영 서쪽 30㎞ 지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75hPa과 32㎧(시속 115㎞)로 강도는 지금보다 한 단계 낮은 '중' 등급이겠다.
상륙 후 카눈은 오후 5시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르겠다. 이후 휴전선을 넘어 11일 오전 3시께 평양 남동쪽 120㎞ 지점까지 북상하겠다.
카눈이 현재 예측대로 움직인다면 우리나라를 15시간 안팎에 걸쳐 남쪽에서 북서쪽으로 종단하게 된다. 1951년 태풍 기록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평양을 모두 통과하는 태풍 역시 카눈이 최초다.
카눈이 한반도 가까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 북부를 제외한 전국과 대부분 해상에 태풍특보가 내려졌다. 강원영동북부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현재 강원남부동해안과 경상해안에 시간당 강수량 20~30㎜씩 비가 내리고 남해안을 중심으로 순간최대풍속이 25㎧(시속 90㎞) 안팎인 강풍이 분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제주 한라산에는 최대 275.5㎜(남벽) 비가 내렸다. 지리산(경남 산청군 시천면)에는 비가 176.5㎜ 왔다. 또 경남 거제와 양산엔 191.7㎜와 156.8㎜, 남해엔 149.0㎜, 산청에는 140.7㎜ 비가 쏟아졌다.
강원영동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전날부터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강릉 105.0㎜, 속초 82.4㎜, 양양 68.5㎜ 등이다.
최대순간풍속 기록을 살펴보면 이날 0시께 통영 매물도에 최대순간풍속이 33.3㎧(시속 119.9㎞)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거제(명사)와 전남 여수(간여암)는 최대순간풍속이 29.9㎧(시속 107.6㎞)와 26.5㎧(시속 95.4㎞)에 달했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10일 밤부터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충청은 11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은 11일 오후까지 강수가 이어지겠다. 경기북서부는 오는 12일 오전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영동 15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충청·전북·영남 100~200㎜(경상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울릉도·독도 30~80㎜, 제주 5~40㎜이다.
강원영동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극한호우'도 예상된다.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은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는 60~80㎜, 전반적으로는 시간당 40~60㎜에 달하겠다. 강원영동에는 시간당 100㎜ 이상 비가 쏟아질 때도 있을 수 있겠다. 전라동부에도 시간당 40~60㎜ 강수가 예상된다.
11일까지 전남동부해안과 경상해안은 최대순간풍속이 시속 145㎞(40㎧) 내외, 강원영동·경상내륙·호남(전남동부남해안 제외)·충남서해안·제주는 시속 90~125㎞(25~35㎧), 인천·경기서해안·경기남부내륙·강원영서·충청내륙은 시속 70~110㎞(20~30㎧), 서울과 경기북부내륙은 시속 55~90㎞(15~25㎧)에 달하겠다.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항공과 배편, 기차 등 교통편 결항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풍과 폭우로 인한 낙석 및 시설물 낙하 등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산사태와 침수 우려가 커지면서 도로 곳곳이 통제됙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곳도 늘었다.
전날 오후 11시 기준 10개 시도 64개 시군구에서 총 7383명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으로 일시 대피했다. 지역별로 경북 4854명, 경남 1602명, 전남 665명, 부산 212명 등이다.
도로 337곳, 둔치주차장 178곳, 하천변 296곳, 해안가 83곳 등도 사전 통제됐다.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613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도 통제 상태다.
항공기 결항은 11개 공항 211편으로 늘었다. 여객선 50개 항로 67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 중인 3개 노선(충북·정선·영동 일부)의 운행이 중지됐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지상구간과 부산김해경전철 열차 운행은 10일 첫차부터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