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겨눈 ‘카눈’, 15시간 수직 관통…수도권 10일 밤 최대 고비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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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전후 경남 남해안 상륙, 수도권 지나 11일 새벽 평양 북상
전국 태풍특보…시간당 10~30㎜ 비·시속 100㎞ 넘는 강풍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접근 중인 8월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접근 중인 8월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경남 통영 남쪽 100㎞ 해상까지 북상해 상륙 초읽기에 들어갔다. 태풍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와 남부지방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 대피가 잇따르고 있다. 

카눈은 10일 오전 6시 통영 남쪽 100㎞ 해상에서 시속 22㎞로 북상 중이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75hPa과 35㎧(시속 126㎞)로 강도 등급은 아직 '강'을 유지하고 있다. 

카눈은 오전 9시를 전후해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카눈이 오전 9시 통영 서쪽 30㎞ 지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75hPa과 32㎧(시속 115㎞)로 강도는 지금보다 한 단계 낮은 '중' 등급이겠다. 

상륙 후 카눈은 오후 5시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르겠다. 이후 휴전선을 넘어 11일 오전 3시께 평양 남동쪽 120㎞ 지점까지 북상하겠다.

카눈이 현재 예측대로 움직인다면 우리나라를 15시간 안팎에 걸쳐 남쪽에서 북서쪽으로 종단하게 된다. 1951년 태풍 기록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평양을 모두 통과하는 태풍 역시 카눈이 최초다. 

기상청이 8월10일 오전 4시 발표한 제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 ⓒ 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8월10일 오전 4시 발표한 제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 ⓒ 기상청 제공

카눈이 한반도 가까이 북상하면서 중부지방 북부를 제외한 전국과 대부분 해상에 태풍특보가 내려졌다. 강원영동북부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현재 강원남부동해안과 경상해안에 시간당 강수량 20~30㎜씩 비가 내리고 남해안을 중심으로 순간최대풍속이 25㎧(시속 90㎞) 안팎인 강풍이 분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제주 한라산에는 최대 275.5㎜(남벽) 비가 내렸다. 지리산(경남 산청군 시천면)에는 비가 176.5㎜ 왔다. 또 경남 거제와 양산엔 191.7㎜와 156.8㎜, 남해엔 149.0㎜, 산청에는 140.7㎜ 비가 쏟아졌다.

강원영동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전날부터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강릉 105.0㎜, 속초 82.4㎜, 양양 68.5㎜ 등이다.

최대순간풍속 기록을 살펴보면 이날 0시께 통영 매물도에 최대순간풍속이 33.3㎧(시속 119.9㎞)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거제(명사)와 전남 여수(간여암)는 최대순간풍속이 29.9㎧(시속 107.6㎞)와 26.5㎧(시속 95.4㎞)에 달했다.

8월10일 오전 경남 통영시 강구안 주변에서 우의를 착용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8월10일 오전 경남 통영시 강구안 주변에서 우의를 착용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제주와 남부지방은 10일 밤부터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충청은 11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은 11일 오후까지 강수가 이어지겠다. 경기북서부는 오는 12일 오전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영동 15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충청·전북·영남 100~200㎜(경상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울릉도·독도 30~80㎜, 제주 5~40㎜이다. 

강원영동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극한호우'도 예상된다.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은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는 60~80㎜, 전반적으로는 시간당 40~60㎜에 달하겠다. 강원영동에는 시간당 100㎜ 이상 비가 쏟아질 때도 있을 수 있겠다. 전라동부에도 시간당 40~60㎜ 강수가 예상된다. 

11일까지 전남동부해안과 경상해안은 최대순간풍속이 시속 145㎞(40㎧) 내외, 강원영동·경상내륙·호남(전남동부남해안 제외)·충남서해안·제주는 시속 90~125㎞(25~35㎧), 인천·경기서해안·경기남부내륙·강원영서·충청내륙은 시속 70~110㎞(20~30㎧), 서울과 경기북부내륙은 시속 55~90㎞(15~25㎧)에 달하겠다.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항공과 배편, 기차 등 교통편 결항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풍과 폭우로 인한 낙석 및 시설물 낙하 등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산사태와 침수 우려가 커지면서 도로 곳곳이 통제됙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곳도 늘었다. 

전날 오후 11시 기준 10개 시도 64개 시군구에서 총 7383명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으로 일시 대피했다. 지역별로 경북 4854명, 경남 1602명, 전남 665명, 부산 212명 등이다. 

도로 337곳, 둔치주차장 178곳, 하천변 296곳, 해안가 83곳 등도 사전 통제됐다. 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613개 탐방로와 숲길 전 구간도 통제 상태다.

항공기 결항은 11개 공항 211편으로 늘었다. 여객선 50개 항로 67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 중인 3개 노선(충북·정선·영동 일부)의 운행이 중지됐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지상구간과 부산김해경전철 열차 운행은 10일 첫차부터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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