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에…한동훈 “검수완박 탓” vs 박용진 “한동훈 탓”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2 21: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훈 “박용진 ‘롤스로이스 사고’ 허위주장으로 나를 공격”
박용진 “법사위원으로서 법무부 장관 역할 지적한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고’를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날선 공방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행인을 친 20대가 사고 직후 석방될 수 있었던 것은 대검찰청의 예규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박 의원은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롤스로이스 사고 피의자는 (대검 예규에 따라) 전관 변호사의 보증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며 “(피의자가 풀려난) 소동의 원인은 전관예우와 ‘한동훈식 포퓰리즘’ 때문”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행인에게 중상을 입힌 신아무개(28)씨는 구금 약 17시간 만에 석방됐는데, 그 책임이 검찰 예규를 손보지 않은 한 장관에게 있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경찰은 신씨의 마약 투약 정황을 확인하고도 변호사로부터 신원보증만 받고 풀어주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 의원은 대검 예규 ‘불구속 피의자 신원보증에 관한 지침’이 석방의 근거가 됐다며, 한 장관이 이를 없애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해당 예규는 신원이 확실하거나 경미한 사건의 피의자까지 신원보증서를 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대검찰청이 만들었다. 박 의원은 “검찰이 해야 할 야당을 향한 각종 수사에 나서서 언론플레이하기 보다 한 장관은 자기 할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박 의원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한 장관은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는 민주당 정권 때 이미 법률로 폐지돼 해당 예규는 사문화된 지 오래”라며 “사건과 무관함에도 마치 검찰이 경찰에 (신씨를) 석방하라고 지휘하거나 일조했다고 오해하게 하려는 허위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해당 예규는 박 의원 주장처럼 ‘신원보증이 있으면 구속 대상자라도 불구속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구속 필요성이 없어 불구속할 경우 필요하면 신원보증서 등을 받는 절차’에 대한 절차적 규정일 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이 예규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다르게 해석해 내용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작년 4월 검수완박 강행 반대가 소신이라고 발표했다가, 정작 슬쩍 찬성표 찍은 분”이라며 “검찰이 이 사건을 포함해 경찰 수사 지휘를 전혀 못하고 직접 수사 범위도 한정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무리하게 엮어 저를 공격하고 싶은 박용진 의원 마음은 알겠지만, 억울하게 큰 피해를 당한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이런 사건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의 반박 이후에도 이들은 공방전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가 만든 법체계에 맞게 수사기관 예규와 훈령을 정비하는 것이 장관의 할 일이라고 지적했더니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해석하느냐”며 “법사위원으로서 할 말을 한 것인데 이건 왕자병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대체 무슨 과대망상이냐”고 맞받았다.

이에 한 장관은 “박 의원은 음주운전 처벌을 받고도 계속 중요 공직에 나서는 걸 보면 음주 등 약물 상태 운전에 대해 관대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며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중상해’ 사건에 대한 박 의원 주장은 본인 평소 입장과도 달라 보인다”고 재반박했다.

이후 박 의원은 재차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의 법무부 장관 역할에 대한 지적을 인신공격과 한동훈식 팬덤 좌표 찍기로 이어가는 걸 보니 장관의 왕자병은 불치병 수준인가 보다”라고 적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