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오는 ‘동학개미’…‘10만전자’는 꿈일까? [이재용 사면 1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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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이후 삼성전자 주가 10% 상승
‘6만전자’ 부진 속 증권가선 “목표가 10만원”

‘오를 듯 오르지 않는 오를 것 같은 너.’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의 흐름을 두고 증권가 일각에서 나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1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10% 넘게 올랐지만, 장기간 6만원 후반대에 머무르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를 두고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개선 될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2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테마주 쏠림 현상에 삼성전자를 내다팔았던 개인투자자들도 다시 ‘사자’로 돌아선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소 9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올려 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복권 이후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10% 가량 올랐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복권 이후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10% 가량 올랐다. ⓒ 시사저널 최준필

감산 ‘약발’ 통하나…“반도체 불황 끝이 보인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오후 1시 기준 6만72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에 기록한 최저가 5만1800원과 비교하면 30% 오른 상태이고, 이 회장의 복권 직후인 8월16일 종가 6만1000원과 비교하면 10% 상승한 수준이다.

이 회장은 복권 직후 ‘반도체 실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복권 후 첫 현장 행보로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 참석을 잡았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이 회장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 체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처음으로 대규모 감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공급이 줄어들면 재고 관리가 원활해지고 수급이 개선되기 때문에 손실 규모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 대다수가 줄줄이 과감한 감산 전략을 통해 시장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이 현재 사실상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반도체 사업에서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으나,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달 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 재고는 지난 5월 피크아웃(정점 후 감소)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4조원대로 올려 잡았다.

지난해 8월15일 윤석열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복권된 이후 1년이 지났다. 사진은 이 회장이 6월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모습 ⓒ 연합뉴스
지난해 8월15일 윤석열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복권된 이후 1년이 지났다. 사진은 이 회장이 6월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모습 ⓒ 연합뉴스

“믿을 건 삼전 뿐”…‘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선 개미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흐름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26일 ‘7만전자’ 고지에 오른 이후 두 달 이상 7만원대를 횡보하다, 이달 들어 다시 ‘6만전자’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는 수급 불안정이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둔화되고 있고 기관 투자자들은 ‘팔자’ 분위기가 강한 상태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삼성전자를 12조원 규모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2000억원대에 그쳤다. 기관 투자자는 8000억원대를 내다팔았다.

그러나 개인은 이달 들어 다시 ‘사자’로 돌아섰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6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5492억원어치 내다팔았는데, 이들 들어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최근 투심이 쏠렸던 2차전지 종목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의 거래 대금이 다른 종목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지지부진한 주가에도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높이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평균 9만1190원이다. SK증권이 가장 높은 10만원을 제시했고, 하나증권 9만5000원, 한화투자증권 9만4000원, 키움증권 9만원 등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바닥 통과 시그널이 명확하게 포착됐기 때문에 실적과 업황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짧고 강도 높은 다운사이클이 공급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조기에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글로벌 유수의 고객사들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 및 가치 재평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턴어라운드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반도체 부문 중 메모리는 가격 하락폭이 크게 축소되며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이 크게 축소되고, 파운드리 부문은 가동률 회복에 따른 영업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했다. 또 박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낙폭 축소와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올 하반기 상성전자 주가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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