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보다 ‘물가 안정’…유류세 인하 조치, 연말까지 연장 가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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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르자 치솟은 기름값…하반기 ‘물가 압박’ 비상등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 연합뉴스

연일 치솟는 기름값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대규모 세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당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르면 금주 내로 세부 기간을 발표할 예정이다.

탄력세율 조정 등으로 현재 휘발유는 25%, 경유와 LPG(액화석유가스), 부탄은 각각 37% 인하된 상태다. 지난 2021년 11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정책은 지금까지 4차례 연장돼왔다. 예정대로라면 이달 말까지 연장 조치가 종료되지만, 최근 기름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정부가 다시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L당 1739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3월 기록한 1592원대와 비교하면 약 150원가량 올랐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예정대로 종료되면, 휘발유는 2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최근 기름값이 크게 오른 이유는 국제 유가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의 대규모 감산 결정이 이어지면서, 두바이유는 지난 10일 기준 배럴당 89달러까지 치솟았다. 현행 유류세 인하율이 결정된 지난해 12월 평균가격 77.2달러보다 10달러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최근 지속된 폭염과 장마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다 대중교통 요금까지 인상돼 올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진 상태다.

다만 상반기 정부의 국세 수입이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 터라, 일각에선 유류세 인하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상반기 정부의 국세 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세수진도율은 44.6%에 그친다.

일단 정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경유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유류세 인하 폭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와 소비자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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