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이철규, 非尹 입단속? “배 침몰시키려는 승객 못 태운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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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실무자 이철규, 총선 앞두고 ‘경고성 발언’
“일반론적 얘기” 해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비판 이어져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연합뉴스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6일 의원총회에서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승선’이라는 표현을 두고 당장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내년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한다’고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장은 “일반론적 얘기였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민감한 시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장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언론에 나가서 당을 비난하는 소리나,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총장은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고 막연히 동료를 비난하는 정치는 이제 해선 안 된다”며 “우리가 함께 배를 타고 항해를 하는데, 거꾸로 노를 젓는다든가, 배에 구멍을 낸다든가 해서 침몰하게 한다면 그 배에 함께 승선할 수 없는 승객”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공천 실무를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사무총장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 파장은 급속도로 퍼졌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 총장의 발언이 누구를 겨냥했는지를 두고 장내가 술렁였다. 실제 의총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차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총장은 같은 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반론적인 이야기”였다며 “회사(언론사)도 마찬가지지 않나. 오보 쓰는 기자가 있으면 회사가 정정보도하고, 반론보도도 실어주면서 회사 보도에 신뢰성이 떨어질 것 아닌가. 그런 것을 주의 환기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침몰, 승선 같은 표현이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엔 “‘언행을 조심하자’는 의미가 함축돼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특정인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총장은 “모든 사람들이 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며 “정치를 하면서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 없이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니까”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총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상현 의원은 1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이 총장의 추가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이를) 수용하고 그래야 건전한 정당”이라며 “우리는 닫힌 정당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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