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초읽기…“빠르면 24일부터”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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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회의서 결정…134만t 약 30년 걸쳐 방류
韓 정부 “일본과 외교적으로 긴밀히 소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8월20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 교도=연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8월20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 교도=연합

일본 정부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일정을 결정한다.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4개월 만으로 일본 측 최종 결정이 나오더라도 자국 어민과 주변국 반발 등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상 등 관계 각료가 참가하는 각의를 주재하고 향후 오염수 방류 일정을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 면담 후 기자들과 "내일(22일)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안정성 확보와 소문(풍평) 피해 대처 상황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르면 24일부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해 어업인의 이해가 일정 정도 진행되고 있다며 24일 이후 가능한 한 빨리 방류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24일부터 방류 가닥이 잡힌 데 대해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 어업을 재개하는 9월을 앞두고 방류 개시로부터 일정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본 측과 외교적으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전날 일본 오염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일본 측에 투명한 의사결정과 정보공유 등의 필요성을 누차 언급했고 일본 측도 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방류 개시가) 그런 연장선상, 원칙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핵폐수' 해양투기를 저지하지 않고 일본의 국익을 우선하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자국 어민들의 이해와 동의 없이는 방류를 결정짓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까지 어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 매체가 실시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일본 정부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훨씬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카모토 전어련 회장은 전날 기시다 총리와 면담에서 "반대라는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지난달 20일 도쿄 경제산업성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PA=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지난달 20일 도쿄 경제산업성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PA=연합뉴스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도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 해양 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해칠 위험을 무시한 채 핵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밀어붙이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2015년 당사자의 이해가 있기 전에는 핵 오염수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약속을 어기는 일본 정부의 행동은 내국인과 국제사회에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했다.

만일 일본 정부 계획대로 빠르면 금주 내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면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각의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총량은 134만t으로 해양 방류는 개시 시점부터 약 30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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