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부터 《무빙》까지…인기 드라마 속에 ‘네카오 웹툰’ 있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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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IP 전성시대…성공한 드라마의 인기, 웹툰으로 돌아온다
캐스팅·각색은 과제…《마스크걸》 캐스팅·《무빙》 스토리라인 호평

올해도 ‘웹툰의 활약’이 콘텐츠업계에서 이어진다. 최근 넷플릭스의 《마스크걸》과 SBS 《국민사형투표》, 디즈니플러스 《무빙》 등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동명의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인기를 끌면서,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하반기에도 웹툰 기반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을 비롯해 《이두나!》 《비질란테》 등 인기 웹툰이 영상화돼 돌아온다.

웹툰 《마스크걸》 이미지 ⓒ네이버웹툰
웹툰 《마스크걸》 이미지 ⓒ네이버웹툰 제공

장르물로 범위 확장…드라마 성공하면 웹툰도 재조명

웹툰은 시각화된 콘텐츠인 데다 스토리가 다양하고, 완결된 구조를 지닌다.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는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제작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팬덤을 고정 시청자로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한국 웹툰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대표는 “한국의 창작자들과 협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한국작품에는 엄청난 스토리가 있다”며 한국 웹툰의 경쟁력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웹툰이 지닌 서사의 완결성과 기존의 팬덤은 작품의 흥행을 어느 정도 담보한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 《지옥》 《이태원 클라쓰》 《유미의 세포들》 등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들이 성공을 거두자, 웹툰업계의 양대 축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은 적극적으로 IP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장르물로 웹툰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모양새다.

현재 공개된 뜨거운 콘텐츠들도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 디즈니플러스 《무빙》의 원작은 누적 조회 수 2억 뷰를 달성한 카카오웹툰 《무빙》이다. 넷플릭스의 《마스크걸》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름 돋는 스토리와 묘사로 많은 독자에게 충격을 안긴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연재된 《마스크걸》은 19세 이상이 볼 수 있는 웹툰임에도 종합 순위 톱10을 유지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에 대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의 ‘개탈’을 추적하는 드라마다. 카카오웹툰에 연재된 원작 웹툰은 누적 조회 수 1억3000만 회를 기록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들이 성공을 거두면, 그 인기는 다시 웹툰으로 돌아온다. 네이버 웹툰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글로벌 순위 1위까지 오르며 전 세계적 관심을 받았던 《지금 우리 학교는》의 원작 웹툰은 드라마 공개 이후 조회 수가 80배까지 늘었고, 《지옥》이 공개된 이후 원작 웹툰의 첫 2주간 주간 평균 조회 수는 22배, 결제자 수는 14배 증가한 바 있다. 최근 OCN에서 방영하고 있는 《경이로운 소문2》가 방영되기 전, 카카오웹툰에서 연재 중인 웹툰의 일 평균 조회 수는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증가 폭을 그렸다.

웹툰 《무빙》 이미지(좌)와 디즈니플러스 《무빙》 포스터 ⓒ카카오웹툰·디즈니플러스 제공
웹툰 《무빙》 이미지(좌)와 디즈니플러스 《무빙》 포스터 ⓒ카카오웹툰·디즈니플러스 제공

원작자 참여로 웹툰의 서사 확장

많은 웹툰이 드라마화되고 있지만 이제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적인 성공이 보장되진 않는다. 웹툰 IP에 연출진의 주관성과 연출 기법이 더해지면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기존의 작화와 다른 캐스팅을 하거나 원작의 의도와 다르게 각색되면서 팬들의 비판을 받는 경우도 존재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방과 후 전쟁활동》의 경우, 파트1은 티빙 유료가입 기여자 수 1위를 달성하며 호평을 받았지만, 파트2는 갑작스러운 캐릭터 부재와 긴장감이 떨어지는 연출로 원작의 핵심을 흐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마스크걸》은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인물들을 캐스팅하면서 몰입도를 높여 호평을 받았다. 130화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웹툰을 단 7부작의 시리즈로 압축한 만큼 드라마화에 대한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지만 주인공 김모미 역으로 이한별, 나나, 고현정 3인을 캐스팅하는 강수를 두고, 웹툰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는 안재홍, 염혜란 등 배우들을 중요한 역할로 출연시킴으로써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스크걸》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마스크걸》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웹툰은 한국의 유력한 서사 매체가 됐고, 드라마는 웹툰의 강점을 흡수하거나 단점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동시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은희 작가가 참여한 만화 《신의 나라》가 확장된 넷플릭스 《킹덤》이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만화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설정을 영상을 통해 더 구체화한다면 콘텐츠업계에서 더 강력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작 웹툰 작가가 극본에 참여하면서 웹툰의 스토리를 영상으로 확장한 사례로는 동명의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무빙》 등이 있다. 《이태원 클라쓰》에는 원작자인 광진 작가가 직접 각색에 참여하면서 원작의 맛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고, 드라마는 웹툰 속도에 뒤지지 않는 시원한 전개를 가져가면서 흥행했다.

원작 웹툰의 세계관을 확장한 《무빙》도 호평을 받고 있다. 원작자인 강풀 작가는 드라마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웹툰에 더하면서 작품을 진화시켰다. 강풀 작가는 지난달 20일 열린 《무빙》 제작보고회를 통해 “웹툰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드라마에) 덧대면서 확장된 20부작 《무빙》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기존 캐릭터의 서사가 깊어졌고, 원작에 없던 캐릭터도 등장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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