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영끌·빚투 영향에 가계 빚, 세 분기 만에 다시 증가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8.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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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신용 2분기 9.5조원↑…주담대 1031조원으로 사상 최대
한은 “가계부채 증가세 주목…GDP 대비 비율 오르지 않도록 관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가계 신용 설명회’에서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가계 신용 설명회’에서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가계 신용(빚)이 올 1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두 분기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던 추이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경기 회복세로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했고,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는 신용거래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1분기 말(1853조3000억원)보다 0.5%(9조5000억원) 많아졌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 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다가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을 뜻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을 비롯한 통화 긴축 속에서 지난해 4분기 3조6000억원, 올해 1분기 14조3000억원 연속으로 뒷걸음쳤지만, 세 분기 만에 다시 반등했다. 다만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말 잔액(1868조4000억원)과 비교해선 5조6000억원 적은 규모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을 보면, 2분기 말 잔액이 1748조9000억원으로 1분기말(1738조8000억원)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31조2000억원)이 14조1000억원 늘어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규모를 또다시 갱신했다. 증가 폭도 1분기(4조5000억원)의 3배를 상회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17조7000억원)은 해당 기간 4조원 줄면서 7분기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하락 폭이 한 분기 만에 15조5000억원에서 4조원 급감했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4조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에서는 6조5000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10조4000억원)을 중심으로 12조6000억원 급증했다. 세부적으로 주택금융공사가 포함된 공적 금융기관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영향으로 4조7000억원, 증권사 등 기타 금융중개회사에서 7조8000억원 확대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이 9조5000억원 늘었는데, 2021년 4분기 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상승액"이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증가했고, 판매신용 감소세도 계절 영향으로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의 신용 공여가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된 부분도 있다"고 첨언했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영향과 관련해선 "시중은행들이 주로 7월 이후 출시했기 때문에 이번 2분기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3분기에 일시적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신용의 향후 추이에 대해선 "한은과 정부가 가계신용 증가세에 주목하고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3분기 이후 가계신용은 주택경기와 금융환경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이를 잘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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