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수박 깨자” 시위부터 협박까지 …‘개딸’에 한숨 쉬는 非明 의원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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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明 지역사무실서 ‘수박 규탄’ 집회…아파트 간담회장도 초토화 시켜
“이재명 사법리스크 깊어질수록 만행 심화…이런다고 당에 도움 될까”
지난 3월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개딸(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층)’들의 극단적 행보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비명계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 사무실 앞에서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규탄 집회’를 진행하거나, 아파트 주민 간담회장까지 난입해 “적폐수박을 깨자”고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심화될수록, 이 대표 지지자들의 행보가 더 거칠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지역 성남 중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 간담회에 참석했는데, 간담회 시작 전에 한바탕 소통이 벌어졌다”며 “한 여성 분이 아파트 간담회장인 경로당 문앞에서 고성과 모욕적 언사를 반복하며 행사를 방해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소동 때문에 간담회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워, 모이신 분들께 당내 문제로 심려를 끼치고 소란스럽게 해 송구하다”고 전했다.

실제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첨부한 영상을 보면, 한 강성지지자가 주민 간담회장인 경로당 문을 닫지 못하게끔 방해하면서 “어디 감히 이재명 뒷통수에 칼을 꽂고 나서 여기에 어딜 오느냐”고 고성을 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아파트 주민들의 만류에도 “행사 같은 소리 하고 있다”며 “배신 때려놓고 무슨 X소리야”라고 수위 높은 발언도 했다.

이날 강성지지자들은 윤영찬 의원의 지역사무실 앞에서도 ‘수박 규탄 집회’를 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제 지역사무실 앞에서 ‘민주당 혁명결사대’를 자처하는 분들의 ‘수박 윤영찬 규탄 집회’가 있었다. 제 사무실 앞에 왜 전해철 의원 규탄 손팻말까지 들고 오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설훈·이원욱·전해철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의 일정 현장과 지역구, 심지어 집 앞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극단적 행보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엔 당내 소신파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경북도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폭언을 당한 바 있다. 또 설훈 민주당 의원도 지난 7월 지역사무실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수박 의원, 국민이 심판한다”,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며 지지자들에게 반말 섞인 질타를 들어야 했다. 이달 초엔 전해철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도 규탄 집회가 열려 인근 학원가 학생들의 항의도 이어진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 지지자들의 행보가 최근 깊어지고 있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도 연관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고, 이날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이 대표를 향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 비명계 민주당 재선 의원은 시사저널에 “이 대표가 검찰로부터 매일같이 압박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지지자들의 분노도 커지는 것 같다”며 “특히 이 대표의 차기 체포동의안 정국까지 가시화되면서 지지자들이 이 같은 만행들을 저지르면서 당내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서 가결표를 행사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의도도 보이는데, 이럴수록 이 대표와 당 이미지에는 마이너스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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