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명 격려’도 못 받고 떠난 野혁신위…‘워크숍 리스트’에서도 빠졌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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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지도부 “원내 행사라 혁신위 초청 논의 無”
혁신위 “공천 물갈이 우려, 혁신안 무산시키는 듯” 반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혁신안 발표를 위해 국회 당 대표실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혁신안 발표를 위해 국회 당 대표실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논란 끝에 조기 해산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오는 28~29일 진행되는 민주당 의원 워크숍 초청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혁신위 일각에선 워크숍에 참여해 의원들에게 혁신안 취지를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 같은 목소리를 원내지도부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워크숍은 원내 행사”라며 혁신위 초청에 선을 긋자, 혁신위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24일 시사저널의 취재에 따르면, 복수의 혁신위원들은 민주당 워크숍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한 혁신안의 취지가 원내 의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또 혁신위원들은 혁신안 수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절차 논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혁신위원은 앞서 지난 16일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통화에서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통해 당원·국민들의 바람인 혁신안에 화답하길 기대했지만,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아 실망했다”며 “워크숍에 초청만 해준다면 저희가 전달하지 못한 혁신안의 본 취지를 의원들에게 추가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혁신위는 혁신안 발표 직전 원내 소속인 이해식 위원과 일부 채널을 통해 당 측에 혁신안 실행 관련 추가 논의가 필요하단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민주당 의원 워크숍이 오는 28~29일 열리는 만큼, 해당 자리를 혁신위 갈등 봉합의 자리로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다. 

하지만 결국 혁신위원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시사저널과 만나 “워크숍은 원내 행사인 만큼 혁신위원들이 초대될 자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혁신안 취지를 설명할 자리가 필요하다는 혁신위 측 의견을 전하자 “특별히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해본 바는 없는데, 한번 논의는 해보겠다”면서도 “다만 이번 워크숍은 혁신안이 주된 주제가 아니라 (위원들을) 초대할만한 행사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내지도부는 이번 워크숍의 주요 주제가 ‘정기국회 개의 직전 세부계획 논의’라고 밝혔다. 다른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정기국회 세부사항이 메인이고 총선 관련해서도 조금 다뤄질 수 있다. 다만 혁신안이 의제로 오를지도 불투명하고, 크게 다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혁신안 내용을 또 다루면 그게 정쟁으로밖에 더 커지겠냐”고 덧붙였다.

이에 혁신위원들은 결국 혁신안이 ‘사장(死藏)’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혁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원내지도부의 입장을 들은 후 “지금까지 혁신안 실행기구인 미래위원회조차 논의 시작도 못했다”며 “결국 우리가 아무리 설명해도 저분(의원)들은 혁신안을 논의할 생각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 종료 후 이재명 대표 등에게도 연락 한 통 못 받았는데, 이렇게 혁신안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혁신위원은 “제가 보기엔 의원들이 혁신안에 포함된 현역 공천 페널티로 차기 총선에서 물갈이당할까 두려워, ‘1인1표 대의원제’를 핑계 삼은 것”이라며 “공천룰을 가지고 시비를 걸면 자기들이 ‘밥그릇 챙기는 사람’들로 보일 수 있으니 다른 프레임을 씌워 혁신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래위원회 등 실행기구 논의도 워크숍 이후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현 상황에 대해 허탈하고 원내에 별 기대가 없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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