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논란엔 “尹, 본인 생각 밝힌 적 없어”
대통령실은 29일 “우리나라에서 협치를 가장 바라는 사람은 대통령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야당과 언론을 강하게 비난하며 사실상 협치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부연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상황이 쉽지 않아서 협치가 잘 이뤄진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여야 간에 잘 해나가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협치, 협치 하는데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그건 (협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반대에 대해서도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회는 여소야대에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사실상 “협치 거부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윤 대통령이 전날 연찬회에서 ‘이념’을 강조하며 야권을 겨냥해 “철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이라고 각을 세운 데 대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뒷받침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남북에 대해 “똑같은 DNA를 가진 민족이지만 이념과 체제의 차이가 있다”며 “한 쪽은 모범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킨 문화 강국으로 부상했고, 다른 한쪽은 세계 최악의 경제 파탄국, 최악의 인권 탄압국이 됐다”고 부연했다.
한편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에 대한) 본인 생각을 이야기한 적 없다”고 거리를 뒀다.
앞서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위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최근 논란인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관련한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 자리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한번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느냐, 더 적재적소에 이전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인하며 “그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특정한 입장을 밝힌다면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일부러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거리두기는 독립운동 단체들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일제히 홍범도 흉상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다 여권 내부에서도 찬반론이 엇갈리는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