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시티포럼 2023] 수도권 주택난 해법 ‘컴팩트시티’에 있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8.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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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용 GH 사장 “도시 내 저이용 토지, 도시공간으로 재탄생”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8월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굿시티포럼 2023’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굿시티포럼 2023’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과거 동서양을 막론하고 도시는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었다. 주택과 상업시설, 관공서, 종교시설 등이 도보권 내에 모여 있고 그 둘레를 성벽으로 감싼 형태가 보편적이었다. 이런 도시 모습에 변화가 생긴 건 1908년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가 저가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으면서다. 당시 자동차는 고가의 사치품 정도로 여겨졌다. 자동차 한 대 가격이 현재 가치로 3억~4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드가 미국 중산층이 6개월 저축하면 충분히 구매 가능한 가격에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포드의 저가 자동차는 대중에 보급됐고, 그 결과 도시의 모습도 달리지기 시작했다. 이동이 원활해지면서 도시는 규모는 도보권 너머로 확장됐고, 대단위 주택으로 구성된 베드타운(주거지구)과 공업지구, 상업지구 등 단일 기능을 가진 도시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8월3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굿시티포럼 2023’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한국의 도시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변화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은 도로와 철도망 집중 현상으로 인구가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됐다. 인구 급증으로 주거 형태에도 변화가 생겼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전체 거주 형태의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전체 가구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주택난 우려 고조

이런 거주 형태의 변화에도 수도권 지역의 주택 보급은 한계에 직면했다. 서울의 경우는 특히 심각하다. 현재 대규모 택지가 전무한 상황이다. 주택 보급 확대를 위해 마지막으로 남은 수단은 그린벨트의 해제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경기도 지역의 경우는 그나마 택지가 남아있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섣불리 주택개발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 변화에 주택난 위기는 한층 고조되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사이 출산율과 혼인율 급격히 낮아지면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국내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은 지난해 35%를 넘어서는 등 계속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수로 구성된 가구의 증가는 그만큼 필요한 주택 수도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주택난 해소 방안으로 그가 2018년부터 진행해온 컴팩트시티 조성 사업을 제시했다. 도로와 차고지, 유수지, 물재생센터, 주차장 등 도시 내 이용 빈도가 낮은 토지를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도시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그러면서 그는 다양한 컴팩트시티 조성 사례도 소개했다. 서울 내 빗물펌프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위에 주택과 편의시설을 건립한 사업이 대표적이다. 버스차고지를 지하화한 뒤 주택과 공원을 복합 조성한 경우도 있었다.

김 사장은 “컴팩트시티 조성 사업을 통해 기존 택지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도시공간 개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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