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에 정치인 있다? ‘김만배 허위 인터뷰’ 논란 일파만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9.0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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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 구성…검사 10여 명 투입
與 “조직적으로 실행한 범죄이고 그 배후에 정치권 있어”

‘김만배-신학림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당 차원의 조사단을 발족한데 이어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5일 허위 인터뷰와 관련해 “검찰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지 이틀 만이다. 여당이 정치권의 조직적인 대선개입을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수사가 야권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윤두현 미디어정책조정특위 위원장과 김장겸 가짜뉴스·괴담방지특위 위원장 등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을 고발하기에 앞서 고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두현 미디어정책조정특위 위원장과 김장겸 가짜뉴스·괴담방지특위 위원장 등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을 고발하기에 앞서 고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칼잡이’ 모인 ‘특별수사팀’ 구성

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팀원은 반부패수사3부 소속 검사들을 중심으로,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 중 선거·명예훼손 사건 수사의 전문성을 갖춘 검사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유사한 내용의 허위 보도와 관련 고발 등이 이어져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사건에 대해 신속, 엄정하게 수사하여 전모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인터뷰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도 소환했다. 검찰은 신씨를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인터뷰와 뉴스타파를 통한 보도의 경위, 대가와 공모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신씨가 2021년 9월 대선 국면에서 김씨와 공모해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인터뷰한 뒤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하고, 그 대가로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인터뷰가 대장동 의혹의 책임을 윤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경기지사)에서 윤 대통령으로 돌리려는 의도적인 ‘가짜 뉴스’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진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배후 세력까지 전모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신학림(64)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신학림(64)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與, 진상조사단 구성키로…“배후에 정치권”

국민의힘은 ‘허위 인터뷰’ 배후에 유력 정치인들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위 인터뷰가 보도된 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연이어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고 주장한 게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당 차원의 조사단을 발족하기로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선 공작 게이트’ 긴급 대책회의에서 “가짜뉴스 대선 공작은 정치공작 전문가가 준비하고 조직적으로 실행한 범죄이고 그 배후에 정치권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그 규모나 치밀성을 봤을 때 도저히 김만배 혼자서 한 일이라 볼 수 없다”며 “아무리 간 큰 범죄자일지라도 대선 결과를 뒤바꿀 이런 대형 대선 공작은 정치적 뒷배 없이는 생각할 수도 없고 실행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선거공작꾼과 정치권, 불공정 언론으로 이뤄진 삼각 카르텔을 철저히 해체해 나날이 다양해지는 미디어 환경에서의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해당 인터뷰를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보도한 뉴스타파·MBC 소속 기자 6명 등 총 8명에 대해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편, 단식에 들어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만배씨는 이날 오전 0시2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인터뷰로 대선 국면을 바꾸려는 의도는 없었냐’는 질문에 “제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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