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땀이 주르륵 흐르는 ‘다한증’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8 12:05
  • 호수 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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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우려되는 수술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 중요해

다한증은 과도한 땀을 흘리는 질환으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초래한다. 정상인은 하루 600~700ml의 땀을 흘리는 것과 비교해 다한증 환자는 더위나 운동 등 특별한 요인 없이도 2리터 이상의 땀을 흘린다. 과도한 땀 분비로 수분 및 전해질 손실이 발생해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한다. 다한증이 삶과 죽음에 직결된 경우는 드물지만 삶의 질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원인·증상·치료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몸에는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 있는데, 다한증은 에크린 땀샘의 콜린성 수용체가 과도하게 자극된 경우다. 이 땀샘은 주로 손바닥·발바닥·겨드랑이·이마 등에 주로 분포하고 냄새가 별로 없는 맑은 땀을 배출해 체온 조절에 주로 관여한다. 암내를 유발하는 액취증과는 구별된다. 

다한증은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분류되는데, 원발성 다한증의 유병률은 전 인구의 1% 정도다. 원인은 명확하진 않으나 땀 분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생각되며 감정적 스트레스에 의해 심해지는 양상이 있다. 속발성 다한증은 일반적으로 당뇨병, 결핵,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파킨슨병과 크롬친화세포종, 림프종 같은 종양성 질환으로 유발되는 경우가 있다. 이 외에 도파민 작용제, 항우울제(SSRI), 항정신병약, 인슐린으로 유발되기도 한다. 만성적으로 과도한 음주도 다한증과 관련이 있다. 

땀이 나는 정도와 원발성인지 속발성인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원발성 다한증은 근본적인 해결보다 주로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치료한다. 속발성 다한증은 원인 질환 치료에 목적을 둔다. 

다한증 진단은 환자의 증상·병력·신체 검사를 기본으로 하며 땀이 많이 나오는 부위에 요오드 용액을 바르고 녹말을 뿌려 녹말의 색이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땀의 양을 확인하는 ‘요오드-녹말 측정법’도 사용한다. 특히 원발성 다한증은 6개월 이상 특별한 원인 없이 특정 부위 땀 분비가 증가하면서 △양측성(대칭적인 땀 분비)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과도한 땀 분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 △25세 미만에 발병 △가족력 △수면 중에는 땀 분비가 없는 경우 중 최소 2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 진단한다.

스프레이로 땀 냄새를 제거하는 모습 ⓒ시사저널 이종현
스프레이로 땀 냄새를 제거하는 모습 ⓒ시사저널 이종현

보톡스 주사는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적

치료에는 비수술적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다. 비수술적 방법은 특정 약품(염화 알루미늄·글리코피콜레이트)을 바르는 방식인데 효과는 일시적이다. 또 보톡스 주사는 신경-땀샘 접합부에서 아세틸콜린 방출을 차단해 땀샘으로 전달되는 자극을 줄이는 방법이며 효과는 6개월 정도 유지된다. 손바닥에 주사하면 일부 손바닥 근육을 약하게 만들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적이다. 저전압 전류가 흐르는 이온 용액에 땀이 나는 부위를 담가 피부의 땀샘을 막는 이온영동법도 있다. 하루 20분씩, 일주일에 3~4회 치료하고 총 6~15회 이후 효과가 발생해 2~14개월 정도 지속된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 개선이 없다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한다. 땀 분비를 담당하는 교감신경을 흉강내시경이나 고주파로 절제한다. 주로 손과 겨드랑이 다한증에 활용된다. 다만 교감신경을 절제하면 해당 부위에만 땀이 덜 나고 다른 부위에는 오히려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땀의 총량이 시술 전과 후에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감신경을 절제하지 않고 클립으로 집거나 절제된 흉부교감신경을 재연결하기도 하지만 이미 발생한 보상성 다한증은 회복되기 어렵다. 수술적 치료로 인한 보상성 다한증은 발생 빈도가 꽤 높아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해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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