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토장 된 野·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새만금 예산삭감, 너무 나쁜 짓”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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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원내대표 “예산 갖고 특정지역 압박…국책사업 거꾸로 돌려”
전북출신 국회의원들 “새만금 예산 복구 없이 정부예산 통과 안 돼”

더불어민주당과 전북도가 연 예산정책협의회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삭 삭감에 대한 정부 성토장이 됐다. 민주당 당 지도부가 정부 단계의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해 공세 수위를 한껏 높이면서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전북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예산을 가지고 특정 지역을 압박하고 있는데 독재적 발상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염원이 담긴 국책사업을 완전히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13일 오전, 전북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있다. ⓒ전북도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김민석 정책위 의장,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13일 오전, 전북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있다. ⓒ전북도

지난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새만금 주요 SOC사업 예산은 1479억 원이다. 부처 반영액 중 78%가 삭감된 수치다. 당초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선 6626억 원을 반영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사단계에서 무려 5000억 원 넘게 깎였다.​

새만금 국제공항과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새만금 연결도로,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 내부개발 등 SOC 예산 대부분이 대폭 삭감됐다. 새만금 신항만 인입철도와 새만금 간선도로 건설, 환경생태용지 조성 사업은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한해 전, 정부가 새만금 예산으로 5100억 원가량을 책정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동안 여권에서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몰며 예산까지 삭감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이 무려 78%나 삭감되는 전무후무한 일이 일어났으며, 국무총리는 새만금 SOC 사업 적정성 검토 용역을 국토부에 지시했다”며 “이는 새만금 관련 예산을 희생양 삼으려는 정부 여당의 터무니없는 ‘새만금 흔들기’”라고 규정했다.

김 지사는 “새만금 사업은 역대 정부가 국가과제로 추진해온 초당적 사업이자 국가 프로젝트며, 새만금 사업에 대한 부정은 새만금과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 자체를 부정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위기에 처한 새만금 사업이 좌초되지 않도록 새만금을 지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도 “도의원들이 예산 삭감에 반발해 삭발식을 하고 단식하는 등 사즉생의 각오로 싸우고 있다”며 “예산을 꼭 살려 전북도민 뒤에는 힘 있는 민주당이 있음을 보여 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3일 오전 전북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북도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3일 오전 전북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북도

이에 대해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잼버리 파행에 이어 이번 예산 폭거로 전북도민이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는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권이 잘못했는데 한 지역의 예산을 폭력적이고 악의적으로 삭감한 것은 신종 지역주의이며 너무 나쁜 짓”이라고 질타했다.

서삼석 예결위원장은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상식적인 예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승조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은 “이번 삭감은 정부 수립 이래 최악의 폭거”라며 “새만금 예산이 복구되지 않으면 정부 예산 통과는 없다”고 민주당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북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도 날을 세우며 해당 예산의 원상 복구를 주장했다.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기어코 새만금 죽이기에 나섰다”며 “정부·여당은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 책임을 전북으로 돌리고 있는데, 새만금 예산 복원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윤덕 의원(전주갑)은 “지금은 분명하게 싸워야 할 때”라며 “새만금 예산 복원 없이는 다른 예산 통과는 없다. 의지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김성주 의원(전주병)은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려는 정치 보복이자 명백한 차별”이라며 “민주당 전체가 나서 전북, 새만금, 민생, 복지 예산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새만금 사업예산 원상회복과 함께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전부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지원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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