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료진 ‘단식 중단’ 권고한 날 “이재명, 회도 단식도 날로 먹어”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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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이상소견 발견 시 즉각 중단 권고”
與 “좋은 체력 물려받은 듯” “날 것 좋아해 단식도 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14일 차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14일 차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 14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13일 의료진은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여당은 이 대표를 향해 “절반의 단식” “날로 먹는다”는 등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단식 돌입 전날 이 대표가 횟집에서 식사한 것을 언급하며 “‘날 것’을 이리 좋아하니 단식 또한 날로 먹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한 것이다.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의료진의 진단 에 따르면, 통상 단식이 10~14일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 손상 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 대표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이 대표의 체온·혈당·혈압 등은 심각하게 비정상적이지는 않지만 저체온증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증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단식) 7일째 검사부터 전해질 불균형을 보이기 시작했고, 어제(12일)부터는 부정맥 빈도가 많아지고 있으며 체중 감소도 상당하다”고 부연했다.

천 비서실장은 “의료진은 (단식 중단을) 강력 권고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향후 심각한 이상 소견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은 잇달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국민이나 역사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는 분들 같다. 국민이 지금이야 억압당해도 침묵하지만 그것도 켜켜이 쌓이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단식을 이어가겠단 의지를 밝혔다. 다만 건강 악화와 체력 소모 최소화를 위해, 기존 국회 본관 앞 야외 천막에서 당대표실로 거취를 이동했다.

여당에선 이 대표 단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드루킹 특검’을 위해 단식을 했던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는) 부모님으로부터 아주 좋은 체력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저는 밖에서 24시간 하는 노숙 단식을 하다 보니 7~8일째 되는 날 호흡도 불안정해지고 밤 되면 공황장애 증세도 있었다”며 “(이 대표처럼) 밤에 단식하면서 12시간 안정된 숙면과 안정을 취하는 여건 속에서 하는 것은 반밖에 인정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기기인(自欺欺人,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다)”이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한 후 인근 횟집에서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한 지적이다.

김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자신도 믿지 않는 행동으로 국민을 속였다. 단식 하루 전 몸에 좋은 해산물로 영양소는 충분히 채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날 것’을 이리 좋아하니 단식 또한 날로 먹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 단식에 대한 여당의 반응에 민주당에선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이 대표 단식장을 찾아 “대표가 단식하고 원내대표가 단식하고 그러면 상대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서 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그동안 정치의 기본이었는데 기본이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여당 대표는 같이 국회에서 해나가야 할 사람인데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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