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118%, 당근 63%…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 허리 휜다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5 12:05
  • 호수 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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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증가율 3개월 만에 3%대 재진입…자영업자들도 “장사하면 할수록 손해”

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증가율은 3.4%(전년 동월 대비)다. 지난 6월 증가율이 2%대로 떨어진 지 3개월 만에 다시 3%대를 회복했다. 고유가 장기화로 인한 전기와 가스 요금 증가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가스·수도 요금 상승률은 지난해 12.6%에서 올해 21.1%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과일이나 채소 등의 가격을 반영한 신선식품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5.6% 올라갔다. 이들 품목은 대부분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실제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당근과 양파, 풋고추, 호박 등은 전년 동월 대비 50% 안팎 가격이 증가했다. 사과나 귤 등의 가격 상승률도 30%를 오르내린다. 생강의 경우 상승률이 11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을 앞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풍수해 및 고온 등의 여파로 채소 및 과일 가격이 오른 가운데 8월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진열된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풍수해 및 고온 등의 여파로 채소 및 과일 가격이 오른 가운데 8월2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진열된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채소값이 너무 오르면서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다”고 토로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소비자 반응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축산물과 석유류, 배추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게 이들에게 위로라면 위로가 됐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이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다. 국민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라면값 증가율은 지난 8월 10.7%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3.5%와 비교된다. 라면 업체들이 밀가루 가격 상승을 이유로 앞다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라면을 포함한 식품 업체를 상대로 ‘가격 전쟁’을 벌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 라면 가격 인하를 호소할 정도였다. 이 때문일까. 지난 8월 라면 가격 증가율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10%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커피와 빵, 햄버거, 피자, 김밥 등 국민이 즐겨 찾는 먹거리 대부분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가가 곧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에도 국민이 미친 장바구니 물가에 신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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