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설득 중”…서울행 文 방문에 주목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7일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한 이재명 대표를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이 대표가 강하게 거부해 무산됐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 단식 18일째인 이날 오후 3시15분경 국회 본청 앞으로 119구급차를 호출했다. 담당 의료진이 ‘신속히 입원해야 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의료진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과 입원을 권유한 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이 단식 농성장인 대표실에 들어가 이 대표에게 병원 입원 필요성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119 구급대원이 출동해 들것을 갖고 대표실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단식 중단은 물론 병원 입원 역시 완강하게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1시간 가까이 이 대표를 설득했으나 실패했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도 결국 철수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후 3시15분 의료진이 이재명 대표를 진단했는데, 즉시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며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민주당은 119 구급대를 부르고 이 대표에게 10여분 간 입원을 권유했지만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박 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단식 중단과 입원을) 설득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 대표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민주당 상임고문인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이 대표를 방문해 단식 중단을 강조했고, 민주당에는 강제 입원시킬 것을 권고했다.
당 안팎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에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기로 한 만큼, 이 대표를 방문해 단식을 종료하도록 설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박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얘기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검찰이 이번 주 초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야는 향후 정국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보고되며 25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면서도 이 대표의 단식이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 내부 결속용 단식’이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