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6개월 전 민심보니…MB보다 심각한 尹 ‘지지율 절벽’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0.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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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6개월 전 지지율, 文 41%-朴 44%…레임덕 온 MB도 尹보다 높아
정치권 “尹 지지율 정체되거나 당정일체 안 바뀌면, 내년 총선도 위기”

집권 초부터 “전광판을 보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느새 30%까지 추락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등의 여파로 총선을 6개월 앞두고 민심이 차게 돌아선 셈이다. 특히 시사저널이 역대 총선 6개월 전 대통령들의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을 비교한 결과, 현 정부 여당의 총선 전망은 더욱 암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을 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9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참모회의 도중 현지 신문을 살피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해 9월19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참모회의 도중 현지 신문을 살피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朴 40%대 유지했는데 敗…MB땐 당정 선긋기로 겨우 勝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20일 발표, 응답률 14.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한 결과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둘째 주 조사에서 27%로 최저치를 찍은 후 6개월 만이다. 리얼미터가 16~20일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23일 발표, 응답률 2.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해 32.5%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역대 대통령들의 총선 직전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더 대비된다. 21대 총선의 경우, 집권 3년차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총선 6개월 전 지지율은 41%(2019년 10월4주)였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의 총선 직전 지지율은 56%(2020년 4월1주)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긍정 기류를 바탕으로 당시 집권여당(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총합 180석의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20대 총선도 당시 집권 3년차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웃돌았다. 박 전 대통령의 총선 6개월 전 지지율은 44%(2015년 10월4주)였으며, 총선 직전 지지율도 43%(2016년 4월1주)였다. 그럼에도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에 1석차로 패배, 과반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9대 총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교 시 더욱 위기로 비춰진다. 이 전 대통령(집권 4년차)의 두 번째 총선 6개월 전 지지율은 ‘레임덕’을 앞둔 시기였음에도 불구 37%(2011년 10월4주)로 나타난 바 있다. 이후 총선 직전엔 레임덕 여파로 23%(2012년 4월1주)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해당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152석으로 과반을 달성했다.

이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지휘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와의 선긋기를 통해 겨우 이뤄낸 결과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1년 하반기 재보궐선거 참패와 각종 논란으로 인한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한나라당 당명도 바꾸면서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덕분에 이명박 정부가 임기 말 레임덕을 맞았음에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총선에서 제1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이 승리할 것이란 정치권 예상을 뒤엎을 수 있었다.

ⓒ시사저널 양선영
ⓒ시사저널 양선영

“기름에 불붙었는데도 태평한 정부 여당”

다만 현재 여당은 정부와의 차별화대신 여전히 ‘당정일체’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여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 이른바 ‘신(新)친윤계’ 일색이었던 지도부를 전면 개편했다. 다만 해당 인선을 두고도 여권 내 평가는 갈렸다. 김기현 대표는 통합형 인사를 배치시켰다고 자신했지만, 일각에선 파격 인선 없이 ‘친윤 2기 지도부’가 이어진다는 박한 평가도 나왔다. 실제 차기 총선 공천의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직의 이만희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당시 후보)의 수행단장을 지내 친윤계 복심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23일 당 구원투수인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교수도 윤 대통령 측근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후문이 돌고 있다.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 교수에 대해 “(용산의) 어떤 방향성과 의도를 가지고 된 카드가 아닌가”라며 “주류, 대통령실, 대통령 멘토라고 여겨지는 김한길 위원장 등에게 필요한 쓴 소리나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 (지켜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쇄신하고 지지율을 올리거나 여당이 당정일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총선 전망도 어두울 것이라고 경고하는 분위기다. 특히 당내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은 “돌아버리겠다”(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당에서 들고 일어나야 한다”(유승민 전 의원), “당정 쇄신이 시급하다”(홍준표 대구시장)고 성토하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통화에서 “여권의 중도 지지층 이탈은 물론, 수도권에 이어 TK(대구·경북)마저도 흔들리는 위기”라며 “이럴수록 과감하고 파격적인 국정 쇄신을 속도감 있게 해야 하는데 전혀 바뀐 게 없다. 대통령도 핵심 문제는 안 짚고 또 외치(외교 순방)에 집중하는 등, 기름에 불붙었는데도 태평한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정부 여당의 당정일체도 계속 갈 것 같다”며 “국민들에게 정부 여당이 확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다음 총선도 위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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