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규제 강화로도 가계부채 안 잡히면 금리인상 고려”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10.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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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경기 악화 고려해야”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총재가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br>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총재가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먼저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23일 한국은행(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수의 의원이 가계부채 급증에 관한 대책을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왜 올리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고금리에 따른 금융·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총재는 "저희(한은)가 금리를 더 올릴 경우 물론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 문제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하고 물가(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때 2.3%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것에 관해서도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응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저희(한은)가 이자율이나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통해 점차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100% 미만으로, 90% 가깝게 낮추는 게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너무 빨리 조절하려다 보면 경기가 너무 나빠지기 때문에 천천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앞서 인사말을 통해 국내 경제와 관련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물가 목표 수준(2%)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다"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향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경기의 경우 소비 회복세가 다소 약한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내년에도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금융 시장에 대해서는 "국내 금융 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가계와 기업 부문의 부채 증가로 인한 금융 불균형 확대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높아진 금리 환경 하에서 취약 부문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코로나19 피해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출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경기 부진 및 경기민감 업종을 영위하는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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