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2차장검사에 대해 위장전입 등 여러 비위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차장검사를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장은 23일 대검찰청에서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검사는 자기 손이 깨끗해야 다른 사람을 단죄할 수 있다”면서 “수사와 감찰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총장은 이 차장검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인척 간 분쟁 과정에서 나온 주장이므로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정확히 따져보겠다”면서 “위원님도 관련 자료가 있으면 적극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의원은 이 차장검사가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추가 제기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관련 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차장검사가 2020년 12월24일 강원도의 한 고급 리조트에서 가족·지인과 함께 초대받아 모임을 가졌는데, 해당 모임의 주최자가 이 차장검사의 수사 대상이던 모 재벌그룹의 부회장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반면 이 총장은 “저는 오늘 처음 본 내용”이라면서 “이 내용을 보고 업무배제에 대해 바로 판단 내릴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어 “검사도 사람”이라면서 “실수도, 문제도 분명히 있을 수 있는데, 문제되는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고 감찰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 차장검사에 대해 “제 눈에서 보면 고위 검사도 아니고, 시니어로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얼마 전까지 부장검사를 했던 사람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차장은 이 대표를 수사한 사람이 아니고 이번 인사로 옮겨간 사람”이라면서 “수사는 차장이 하는 것도 아니다. 공정성에 대해 염려하지 않도록 충분히 객관성을 갖고 수사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원지검 등 국정감사를 통해 이 차장검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딸의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 골프장 운영자인 처남의 부탁을 받고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을 조회해 줬다는 의혹 등이 골자다. 이튿날 민주당은 이 차장검사를 주민등록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 조치했다.
이에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는 한편, 대검 차원의 별개 감찰 또한 추가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