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국빈 방문해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수소경제,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과학기술, 안보 등 전 분야의 협력을 통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기로 약속했다.

양국은 24일(현지시각)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상호 투자를 더 확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1962년 수교 이후 교역규모가 400배 증가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한 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사우디 공동성명은 1980년 최규하 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채택된 후 43년 만이다.

이번 공동성명은 총 44개항으로 구성됐다. 양국은 성명을 통해 “2022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 심화·발전시켜 나가자”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교역 및 미래지향적 산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또 양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전기뿐만 아니라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 및 사우디에서 한국으로 수출될 청정 수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며 “수소 협력이 지속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과 관련해서도 “제조업 분야 투자가 시장 확대·고용 창출·기술 이전 등 상호 간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면서 협력 강화를 합의했다.

건설 및 인프라 분야와 관련해선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관된 인프라 산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교통·해수 담수화 등 인프라 협력도 약속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계속해서 한국의 원유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믿음직한 동반자이자 원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윤 대통령에 전했다.

특히 이번 성명에선 국방·방산·대테러 협력 내용도 포함됐다.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취지에서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선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멘 문제에 대해선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평화적 수단으로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반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 행위를 전면 규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인 23일엔 현지에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인들과 만찬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애쓰고 계신 여러분들을 이렇게 만나니까 저도 영업사원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며 “우리 기업의 수출과 수주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영업사원으로) 뛰고 또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기업인들도 윤 대통령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변문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