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 타고 온 北주민 ‘男1·女3’…경계 구멍 논란에 “추적 중이었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0.2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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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으로 추정…합동조사팀서 ‘진성 귀순’ 여부 등 신문
어민이 목선 신고…軍 “새벽부터 특이 징후 포착해 조치”
2019년 11월8일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오징어 잡이 목선을 동해 NLL 해역에서 북측에 인계했다. 이 목선은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있던 배다.ⓒ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뉴스1
2019년 11월8일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오징어 잡이 목선을 동해 NLL 해역에서 북측에 인계했다. 이 목선은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타고 있던 배다.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뉴스1

북한 주민 4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당국은 합동 신문을 통해 정확한 이동 경로와 귀순 의사를 확인할 방침이다. 

24일 군 당국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께 강원도 속초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해 신고했다. 속초해경은 '이상한 배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배 위에 있던 북한 주민 4명을 확인한 후 해상에서 신병을 확보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주민 4명이) 귀순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남성 1명과 여성 3명으로 알려졌으며, 군과 정보당국은 일가족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발견 당시 무장하거나 군복을 입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경은 4명을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넘겼다. 이들은 통합방위법에 따라 군, 경찰, 정보당국, 통일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정보조사팀에서 신문을 받고 있다. 정부합동정보조사팀은 이들의 신원과 북한 내 경력, 귀순 의사가 진짜인지 등을 집중 조사한다. 

이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정확한 항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동해 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민이 목선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군·경의 해상·해안감시 태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군이 귀순 추정 선박을 식별 및 처리하지 못하다가 어민 신고를 받은 이후 대응에 나선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9년 6월 북한 주민 4명이 동해 NLL을 넘어온 이른바 '삼척항 노크 귀순' 사건에 이어 다시 해양 경계에 구멍이 뚫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논란을 의식한 듯 "우리 군은 이른 새벽부터 동해 NLL 인근 해상에서 특이 징후가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여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상감시장비(TOD)와 레이더 등 해안 감시장비로 해상에서 소형 목선을 포착해 추적하고 있었고, 해경과 공조해 속초 동방 해상에서 신병을 확보했다"며 "이 과정에서 해상에서 북한 소형목선을 발견한 우리 어선의 신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군은 또 특이징후 포착 후 해당 해역에 해상 초계기와 해군 고속정을 급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주민이 동해상에서 배를 타고 귀순을 시도한 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이들은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됐다. 지난 5월에는 서해를 통해 북한 어선 1척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총 139명이다. 이는 2분기보다 40명 늘어난 수치다. 올 3분기까지 북한이탈주민 입국 인원은 작년 같은 기간의 42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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