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조원’ 로봇 시장에 몸 푸는 삼성전자…연내 출시 임박?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0.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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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 연내 로봇 출시 여부에 “기대해달라”
2019년 선보인 ‘EX1(젬스힙)’, ‘봇핏’으로 공개될 듯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가 열린 지난 2020년 1월6일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를 입고, ‘AR(증강현실) 글라스’를 쓴 사용자가 개인 트레이너에게 맞춤형 피트니스를 받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가 열린 지난 2020년 1월6일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를 입고, ‘AR(증강현실) 글라스’를 쓴 사용자가 개인 트레이너에게 맞춤형 피트니스를 받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 시장에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내 삼성전자 로봇 출시 여부에 대해 “기대해달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한화, 두산 등이 로봇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선보일 로봇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사업으로 점찍은 로봇사업의 결과물이 공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한국전자전(KES 2023)’에서 전시장 관람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내 삼성전자 로봇 출시 계획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기대해달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발표됐던 웨어러블 로봇 ‘EX1(젬스힙)’이 ‘봇핏(BOT FIT)’이란 이름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봇핏 출시는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삼성전자는 ‘봇핏’의 사진과 사양을 담은 임상시험 결과를 사내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봇핏에 대해 “다이어트, 근력 강화, 체력 증진, 몸매 관리, 보행능력 증진, 보행자세 회복 등 6가지를 실험했다”면서 “봇핏을 착용할 경우 다이어트 측면에서 칼로리 소모와 산소 섭취량이 각각 61%, 75%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초 봇핏은 시니어 케어 전용으로 개발했으나 운동 보조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기능까지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내부 직원을 상대로 파일럿 체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출시를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과 5월 각각 ‘삼성 봇핏(SAMSUNG BOT FIT)’과 ‘봇핏(BOT FIT)’이란 상표를 출원했다. 그중 ‘봇핏(BOT FIT)’은 지난 8월 등록됐다. 지난달에는 ‘보행 보조 장치 및 그 동작방법’과 ‘보행보조장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로봇사업의 원년으로 삼을 만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연내 엑스원(EX1) 버전으로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고, 이를 중심으로 시니어 케어, 운동 등 여러 로봇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로봇업체와의 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867억원을 투자해 협동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99%을 사들였다. 아울러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맺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또한 윤준오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두 회사 간의 관계도 긴밀해졌다.

2020년 1월6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기조연설에서 공개된 공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 ⓒEPA=연합뉴스
2020년 1월6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기조연설에서 공개된 공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 ‘볼리(Ballie)’ ⓒEPA=연합뉴스

‘삼성전자 로봇’ 첫 선에 시장 싸움 격화될 듯

삼성전자에 로봇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성장 가능성이 커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협동로봇과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포함한 전체 로봇 시장은 2030년 최대 2600억 달러(약 35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로봇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1년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미래 먹거리로 꼽은 분야다. 당시 이 회장은 향후 3년간 24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후 2021년 말 로봇사업화 TF(태스크포스) 팀을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킨 데 이어 팀원도 100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도 석박사급 인재를 대거 유치하는데 노력했다.

웨어러블 로봇 봇핏이 공개 4년 만에 상업용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로봇시장을 선점하려는 재계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화는 로봇 전문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출범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전무를 전략 기획 부문 총괄 자리를 맡겼다. 시장 공략에 성공하겠다는 한화그룹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그룹은 2015년 설립돼 국내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에 두산그룹 오너 4세인 박인원 대표를 지난해 말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5일 성공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로봇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LG전자는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를 통해 로봇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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