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증, 암·정신질환과 관련 있다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11.06 12:05
  • 호수 177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에 심한 졸음 오면 의심하고 수면 클리닉에서 검사받기를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가장 흔한 유형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다. 잠잘 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져 공기가 기도를 통과하는 것을 막아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산소 포화도가 낮아지고 자다가 깨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또 다른 유형인 중추성 수면 무호흡증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비해선 드물다. 이는 뇌 속의 뇌간이라는 조직이 호흡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 뇌간은 혈액 내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으면 뇌간은 깊고 빠르게 호흡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뇌간이 이산화탄소 수치의 변화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인 호흡 정지가 생기거나 정상의 경우보다 얕고 느리게 호흡하게 된다. 원인은 뇌졸중, 뇌염, 약물 유발성(아편 유사제), 선천적 뇌의 문제 등 다양하다. 중추성 수면 무호흡증은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수면 무호흡증이 단순히 수면의 질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몸의 대사 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무호흡증, 특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고혈압, 뇌졸중 및 관상동맥 질환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중 47~83%가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수면 무호흡증을 예방하는 양압기 치료 ⓒ삼성서울병원

불안·우울증 초래하기도

더욱 주의해야 하는 점은 수면 무호흡증과 암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주로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한 저산소증을 통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암 환자 중에 수면 무호흡증이 더 잘 발생하고,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암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특히 두드러진 연관성을 보이는 암은 신장암·흑색종·유방암·자궁암·췌장암·방광암·두경부암 등이다. 이러한 암과 수면 무호흡증의 관계는 수면 무호흡증이 심할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이처럼 암이 생길 수 있는 기전 중 하나는 혈중 산소 농도 감소와 산화 스트레스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산화 스트레스는 몸의 세포를 손상시키며 유전체 변이를 유발하고 이에 따라 암 발생과 진행이 촉진될 수 있다. 또한 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 물질)을 증가시키고 멜라토닌(항산화물질) 분비 억제를 유발할 수 있는데,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암의 발생과 성장을 촉진한다. 멜라토닌은 암의 발달과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수면 무호흡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우울증, 자살 생각, 불안 및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10~20초 동안 지속되며 시간당 5회에서 100회 이상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불면증과 과도한 낮잠을 유발하는 수면 장애와도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무호흡을 경험하거나 낮에 과도한 졸음을 느낄 경우 의심할 만하다. 자가 진단을 위해 수면 기록을 유지하고, 수면 중 무호흡 증상을 관찰해볼 수 있다. 수면 클리닉 등을 방문해 적극적인 검사(수면다원검사 등)를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