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불라…몸 푸는 조국, 선 긋는 민주당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11.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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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총선 출마’ 시사에…민주당 ‘공식 입장 無’
비명‧친명계 동시에 “출마 명예회복 수단 아냐” 지적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차기 총선 출마를 시사한 가운데, 그 파장을 두고 야권 내 시각이 갈리는 모습이다. 친문재인계 원내외 인사들은 조 전 장관의 출마 예고에 반색하는 모습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회자되면 공정‧정의에 민감한 2030세대 및 중도층 유권자의 반감을 부를 것이란 시각에서다.

7일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조국 신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이 당을 꾸려 출마할 경우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당선을 노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역구라면 본인의 고향인 부산이나 모교인 서울대가 있는 관악구가 유력한 후보지다.

실제 조 전 장관도 출마를 시사했다. 조 전 장관은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최대한 법률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것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친문계 인사들이 지원군으로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 때 ‘조국 수호’를 기치로 열린민주당을 창당했던 손혜원‧정봉주 전 의원과 조 전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최강욱 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들이 창당 깃발을 든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간접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과거 ‘조국 사태’가 재현될 경우 중도층 유권자의 이탈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에 그간 조 전 장관의 행보를 비판했던 비명계뿐 아니라 친명계 내부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표출되는 모습이다.

친명계인 김영진 의원은 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정치와 국회의원 출마가 명예 회복의 수단은 아니다”라며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가는 적절하지 않은 선택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 출마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원외에서 활동하는 한 비명계 인사도 “출마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라면서도 “야권 전체의 총선 전략 면에서는 마이너스일 수 있다. 기존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지지는 얻겠지만 중간에 머물고 있는 중도층이나 무당층에겐 반감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 의원이 이른바 ‘명심’(이재명 의중)을 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조 전 장관 출마설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조 전 장관을 ‘전(前) 민주당원’으로 호칭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나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만 지금 당원이고, 조 전 장관이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당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출마가 아닌 신당을 창당하는 방법도 있다’는 질문에 정 의원은 “저도 잘 모르겠다. 조 전 장관 머릿속에만 있을 것”이라며 “본인도 아직 정확한 판단을 하신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지켜볼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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