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젤렌스키…“독재화하면서 지지 잃어” 터져나온 비난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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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시장 “실수한 대가 치르는 것”…반대파들도 비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월21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덴마크 의회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월21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덴마크 의회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내부 비난 수위가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국 실각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 직격했다. 

3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클리치코 시장은 이날 스위스 매체 ‘20분’,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각각 진행한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지를 잃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점점 고립되고 독재화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시장과 주지사들의 완고함과 독립성만이 우크라이나가 젤렌스키 대통령 중심의 독재국가가 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지방자치정부만이 현재 유일한 독립된 기관이지만, 이 역시 커다란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초 러시아의 공격을 버텨낸 것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관리들 덕분이었다고도 클리치코 시장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키이우의 전기·에너지 시설들을 겨냥한 러시아의 드론 공격 역시 스스로 방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취임한 클리치코 시장은 젤레스키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숙적이다.

하지만 그의 공개 비판은 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다 되어가면서 현지 불만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한 지지도는 아직 60%를 넘지만 이전보다는 떨어졌다.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의 반대파들도 그가 러시아에 대한 반격 작전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는 데다 부패를 근절하지 못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년 대선 일정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클리치코 시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에 대한 사전 경고를 무시했다며 “사람들은 왜 우리가 전쟁에 더 잘 대비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누가 효율적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본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한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쟁 상황에서는 대통령을 교체하지 않아야한다며 “현재 대통령은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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