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통관 보류, 정치적 의도 없어 보여”…‘요소수 대란’ 재연 가능성은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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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 내 요소 수요 긴장 탓…국내에 3개월분 재고 확보”
공공 비축 확대 등 대책 마련…베트남 등 대체수입처 방안 논의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돌연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했다. ⓒ연합뉴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한국 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중국 현지 기업의 산업용 요소 수출을 돌연 보류했다. ⓒ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것에 대해 정부가 “정치적 의도는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에서) 요소 통관 지연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중국 내부적으로 요소 수요가 긴장돼 (수출) 통관 지연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여러 요로를 거쳐 확인한 결과, 정치적 배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수출 통관 보류가 자국 내 요소 수급을 우선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국내에 3개월분의 재고가 확보된 만큼, 2021년 발생했던 ‘요소수 대란’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작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 일본 등 국가로부터 수입될 물량 등을 합쳐 약 3개월분의 재고가 확보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내부의 요소 수급 불안이 길어질 경우, 그 여파가 국내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 비축 확대, 수입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한국의 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중국 현지 기업의 산업용 요소 수출을 돌연 보류했다. 요소 상품은 디젤 차량에 주입되는 요소수를 만드는 ‘산업용 요소’와 농사를 짓는데 쓰이는 ‘비료용 요소’로 나뉜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는 요소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설인 춘제 전까지 요소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12월 들어 요소 수출이 잠정 중단됐다고 전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지난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소수 대란이 일어났던 지난 2021년 11월9일 건설업계 노동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고 확보에도 정부는 지난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인해 국내에서 ‘요소수 대란’이 벌어진 바 있기에, 중국의 통관 지연 장기화도 염두에 두고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용 요소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90%에 달한다. 산업용 요소 수입액 중 중국산의 비중은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2021년 71%에서 2022년 67%까지 한때 낮아졌지만, 이후 비중은 가격 안정성 등을 이유로 오히려 높아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산업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롯데정밀화학 등 요소 수입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국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국내 차량용 요소 재고 현황과 중국 통관 애로 사항을 검토하고, 베트남 등 대체 수입처를 통한 요소 확보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는 중국 내부 요인에 따른 공급 불안이 반복됨에 따라, 조달청을 통한 공공 비축 물량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선적이 보류된 물량이 국내에 차질없이 들어오도록 중국 정부와 신속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업계도 대체 수입국에서 추가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안덕근 산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서 요소 통관 보류에 관한 우려를 전하며 요소 공급망 안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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