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 미리 알았다?…“주가하락 베팅 세력, 1300억원대 이득”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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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스쿨 교수 2명 “하마스 기습 전 비정상적 거래 급증”
“비극적 일로 이익 챙겨…빙산의 일각인 듯”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지난달 6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통곡의 벽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추모비를 어루만지며 가족의 이름을 찾고 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지난달 6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통곡의 벽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추모비를 어루만지며 가족의 이름을 찾고 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전 이스라엘 증권거래소에서 수상한 공매도가 급증, 특정 세력이 증시 충격을 예측하고 있었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잭슨 주니어 미국 뉴욕대 로스쿨 교수와 조슈아 미츠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는 예비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 5일 전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스라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공매도가 대부분 장외거래를 통해 이뤄졌다고 파악했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주식처럼 사고파는 게 가능하다.

보고서는 이번 공매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2014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의 공매도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스의 공격 직전 이스라엘 경제나 기업에 악재가 될 만한 사건은 없었다.

또 이스라엘 텔아비브증권거래소(TASE)에서는 신원이 미확인된 투자자들이 지난 9월15일~10월5일 이스라엘 최대 은행 레우미의 신주 443만 주를 공매도해 약 750만 달러(98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더 낮은 가격에 해당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매매 기법이다. 해당 종목의 주가가 많이 떨어질수록 더 큰 이득을 본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결과가 “거래자들이 다가오는 (하마스의) 공격을 알고 비극적인 일로 이익을 얻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미츠 교수는 텔레그래프에 “현재 증거로 추론할 때 그 수익이 1억 달러(약 1300억원) 이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츠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뒤에서 은밀히 이뤄진 거래(공매도)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빙산의 일각을 보고 있을 뿐이어서 규제당국이 살펴봐야 할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소에서도 하마스의 공습 전에 일부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착됐다.

보고서는 “미국 거래소에서 이스라엘 기업(주식) 공매도가 전체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하마스의 공격 직전에 이들 기업에 대한 위험한 단기 옵션 거래의 급격하고 이례적인 증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옵션은 주식 등 어떤 자산을 특정 날짜에 고정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TASE 대변인은 이 보고서와 관련해 “당국이 알고 있으며 모든 관련 당사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조사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마스나 하마스 관련자들이 이런 공매도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미츠 교수는 “하마스와 연관 짓는 것은 추측”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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