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주고받은 정진상 측과 유동규…“사사건건 끌어들여” vs “왜 말 막나”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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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檢 압수수색 직전 정진상과 통화 관련 진술
양측 갈등 격화되자 재판부가 나서서 진정시키기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월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11월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법정에서 고성을 지르며 충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대표 등의 대장동 의혹 사건 공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재판의 경우 정 전 실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한 변론만 분리 진행돼 이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이 압수수색을 당하기 전날인 2021년 9월28일 정 전 실장과 한 통화 내용에 대해 진술했다. 먼저 유 전 본부장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모 언론사 인터뷰를 위해 대기하던 중 정 전 실장에게 “정영학이 다 들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갔다고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회계사 정영학씨가 해당 통화 직전 검찰에 일명 ‘정영학 녹취록’을 제공한 상황을 이르는 표현이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통화에서 “정영학이 얼만큼 알고 있느냐”는 정 전 실장 질문에 “상당히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심각할 것”이라면서 “최근 내용까지 (녹취록에) 나오면 김용 관련된 것도 다 나올텐데 걱정된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불똥이 다 튀면 어떡하지”라고 토로하자 정 전 실장은 “심각하네, 이거 뭐 운명이지”라고 답했다는 진술이다.

이에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이 유 전 본부장에게 “그 대화 전까지 정진상은 ‘정영학 리스크’를 몰랐다는 뜻인가”라고 물었다. 격앙된 유 전 본부장은 “왜 몰랐겠느냐”면서 “정영학을 몰랐다면 ‘정영학이 검찰에 들어갔단 얘기를 왜 했겠느냐”고 강조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도 아는 (내용)”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왜 사사건건 정진상을 끌어들이느냐”고 고함으로 맞섰다. 유 전 본부장 또한 “왜 말을 못하게 막느냐”고 되받았다. 양측 간 갈등이 심화되자 재판부가 나서 진정시키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해당 통화 이튿날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정 전 실장과 한 차례 더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묻는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에게 “정진상이 처음에 ‘김인섭한테 좀 가봐라’라고 했다가 ‘아니다. 백종선이 더 낫겠다’는 얘기 등을 나누던 와중에 검찰이 집 초인종을 눌렀다”고 진술했다.

이에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에게 ‘검찰 조사에선 정 전 실장이 통화로 자신을 질책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짚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아직 검찰에 정진상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놓은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오늘 증언한 내용이 사실이라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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