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깜짝 놀라게 한 한국 학생들…선진국과 성적 격차 벌렸다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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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차이가 격차 확대”
“한국 등 수업차질 짧았고 원격수업 품질 좋아”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2020년 8월26일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조사에서 선진국들의 성취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급락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싱가포르·대만 등 극소수 국가들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 시각)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PISA 2022’ 조사에서 선진국 전반의 학업성취도가 전례 없이 하락한 가운데 한국 등 몇몇 국가는 팬데믹에 대한 대응 차이 등으로 인해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며 나머지 선진국과 격차를 벌렸다.

‘PISA 2022’ 조사에서 37개 OECD 회원국의 만 15세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직전 조사인 2018년에 비교해 수학 16점, 읽기 11점, 과학 2점이 각각 떨어졌다.

보통 점수 20점이 떨어지면 이전보다 학년 1년만큼 성취도가 뒤처진 것으로 보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이전보다 수학은 약 4분의 3학년, 읽기는 2분의 1학년만큼 뒤떨어진 것을 뜻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수준의 (점수) 하락은 재앙”이며 학생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례없는 세계적 하락”이라고 평했다.

특히 점수의 하락폭이 높은 수학의 경우 오랫동안 높은 학업성취도로 주목받아온 핀란드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폴란드, 노르웨이 등의 점수가 20점 이상 떨어졌다.

반면 한국은 수학과 읽기는 1점씩, 과학은 9점 높아졌으며, 대만·일본·싱가포르도 오히려 수학 등의 점수가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각국 교육당국은 이들 소수 선진국을 부러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우선 팬데믹에 대한 대응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됐다.

학교 폐쇄에 따른 수업 차질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한국·대만 등 국가의 학생들이 대체로 수학 등 성적이 좋았고, 또한 원격 수업의 품질 차이도 학업성취도 격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됐음에도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정부가 계약제 교사 같은 교육 지원 인력을 3만 명 고용하는 등 학생들에게 지원을 많이 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같은 원격 수업일지라도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기술이 있고 교사로부터 도움을 더 많이 받는다고 생각할수록 성적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전부터 학업성취도에 하향 또는 정체 흐름이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OECD 평균 점수는 수학은 6점, 읽기는 3점, 과학은 13점 각각 떨어졌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국장은 코로나19만이 서구 선진국 성취도 하락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많은 OECD 회원국에서 명백했던 추세를 강화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소셜미디어(SNS) 이용도 학업성취도 하락의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OECD 학생 4분의 1이 작년 수학 수업 시간 대부분에서 다른 학생의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정신이 산만해졌다고 응답했으며,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제외한 결과 이들 응답자는 수학에서 평균 4분의 3학년만큼 성취도가 뒤처졌다고 FT는 보도했다.

또 유럽 교육 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생각돼 온 핀란드의 급격한 성취도 하락에 대해서는 핀란드가 학생들에 대한 학문적 기대치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했다.

슐라이허 교육국장은 “핀란드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우리가 학문적 성공의 희생을 통해서가 아니라 학문적 성공을 통해 학생의 행복을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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