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인질, 끊임없는 고발…“하마스 성폭행,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준”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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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신체훼손 등 증언 이어져
“생존한 피해자 거의 없어…목격자 다수 정신과 치료”
독일-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20대 여성 샤니 루크를 납치해 가자지구로 돌아가는 하마스 무장대원들 ⓒAP=연합뉴스
독일-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20대 여성 샤니 루크를 납치해 가자지구로 돌아가는 하마스 무장대원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에 기습적으로 침입해 5일간 1200명이 넘는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하면서 어린이부터 1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에 걸친 여성들을 살해하기 전 성적으로 학대한 흔적이 확인됐다.

이스라엘군 슈라 기지에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신원파악 작업을 한 예비군 대위 마얀은 4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에 “시신에 남은 멍과 상처를 살핀 결과 그들이 성적 학대를 당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행 등의 흔적이 있는 시신의 비율을 묻자 “아주 많다. 모든 연령대의 아주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그러하다”고 전했다.

슈라 기지에서 검시작업에 참여했던 일부는 성폭행이나 신체훼손 등의 흔적이 있는 시신이 최소 ‘수십’이라고 밝혔다.

이에 마얀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수습되기 전 이미 심하게 훼손돼 성폭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시신이 적지 않아 실제 피해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존자들의 증언은 더 충격적이다.

시신 수습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은 임신부 뱃속의 태아까지 살해한 모습을 목격했다거나, 침대에 사지가 묶인 채 끔찍하게 살해된 여성들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원봉사자 증언의 신뢰성 여부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여성이 성적 폭력을 당하고 살해된 것은 명백해 보인다.

테러 직후 하마스 조직원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과 사진에선 나체가 되거나 옷 일부가 벗겨진 여성들을 끌고 가는 조직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피해자 중 일부는 다량의 피를 흘리고 있었다.

노바 뮤직 페스티벌에서 하마스에 붙잡혀 반나체 상태로 가자지구에 끌려간 독일-이스라엘 이중 국적의 20대 여성 샤니 루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후 머리뼈 일부만이 발견됐다.

이스라엘 여권신장 담당 장관인 마리 골란은 성폭행 피해를 보고도 살아남은 여성이 있긴 하지만 “매우, 매우 적다. 대다수는 참혹하게 살해됐다”면서 “(생존자들은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나는 물론 정부와 언론의 누구와도 대화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성폭행 현장을 지켜본 충격으로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생겨 입원한 소녀 최소 3명과는 대화를 했다. 그들은 죽은 척하며 모든 것을 보고 들었는데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야코프 샤브타이 이스라엘 경찰청장은 많은 생존자가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길 힘들어하며 “젊은 남녀 18명은 정상 생활을 할 수 없어 정신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도 많고 일부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고 한 당국자는 BBC 방송에 말했다.

히브리 대학 소속 법률 전문가 코차프 엘카이람-레비 박사는 하마스 조직원들이 이스라엘 여성들에게 저지른 행태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짚었다.

그는 하마스가 저지른 성범죄에 “뚜렷한 패턴이 보인다”면서 “따라서 이건 우발적이거나 무작위적으로 벌어진 게 아니라 명확한 지시에 의한 것이고, 이런 성폭행은 인종청소 시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샤브타이 청장 역시 “이건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벌어진 사건”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당국은 포로로 잡은 하마스 조직원들이 의도적으로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취지로 풀이되는 진술을 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유엔 여성기구는 지난주 하마스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공격 와중 성별에 바탕을 둔 잔혹행위와 성폭력이 벌어졌다는 다수의 진술이 나온 것에 우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과정에서 성범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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