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회의원 아들인 50대 변호사 ‘구속’…살해된 아내 부검 보니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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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도망 염려” 구속영장 발부…피의자 ‘묵묵부답’
국과수 1차 부검서 사인 ‘질식·저혈량 쇼크’ 추정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월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월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내를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가 구속됐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살인 혐의를 받는 50대 A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50분께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내 B씨를 둔기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아내와 금전 문제와 성격 차이로 다툼이 잦았고, 사건 당일에도 관련 내용으로 언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당일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고 신고했고, 피해자인 부인은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고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월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월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피해자의 사인이 '경부(목) 압박 질식'과 '저혈량 쇼크' 등이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 이는 B씨 목 부위에 강한 압력이 가해졌고, 다량의 출혈로 체내 혈액량이 급격히 줄면서 쇼크가 동반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앞서 경찰은 현장에서 혈흔이 묻은 약 35cm 길이의 둔기를 발견했다. 한쪽은 플라스틱, 다른 한쪽은 쇠로 돼 있는 고양이 장난감의 일종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금속 막대를 사용해 B씨를 '한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국과수 1차 구두 소견을 토대로 범행 당일 A씨가 B씨를 둔기로 폭행하는 동시에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이 완료된 이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A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이었으나 사건 발생 직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부친은 검사 출신의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전날 오후 1시45분께 성북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A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왜 아내를 살해했나", "혐의 인정하나", "우발적 범행이었나" 등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오후 2시30분께 법정으로 들어갈 때와 심사 이후 밖으로 나올 때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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