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에 백기봉 변호사 선출…첫 한국 검사 출신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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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변호사 “ICC, 외부자문 수용·심의 확대해야”…외교부 “큰 역할 기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관으로 선출된 백기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관으로 선출된 백기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주유엔대표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기봉(59·사법연수원 21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유엔 산하 상설전쟁범죄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재판관에 선출됐다. 한국 검찰 출신 법조인이 ICC 재판관에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 변호사는 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ICC 당사국총회에서 임기 9년의 신임 재판관 6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됐다.

그는 123개국 당사국 출석 중 유효 투표수(123표)의 3분의 2(82표)이상에 해당하는 83표를 받아 당선이 확정됐다.

한국인이 ICC 재판관으로 뽑힌 것은 송상현 전 ICC 소장, 정창호 현 재판관에 이어 세 번째다.

국제형사법 전문가인 백 변호사는 서울법대, 컬럼비아대 법학대학원(LL.M)을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국제법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수원 수료 후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검찰에 22년간 종사했으며, 재임 기간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대검찰청 세계검찰총장회의준비사무국 외신대변인, 유엔마약및국제범죄사무소(UNODC) 방콕지부 선임법률자문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14년 검찰을 떠난 뒤 최근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 형사 분야 변호사로 일했다.

검사 출신 법조인이 ICC 재판관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 변호사는 선거에 앞서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ICC는 수사와 재판이 당사자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잘 받아들여질지, 국제사회 전반의 신뢰와 지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외부의 자문을 수용하고 심의를 확대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개선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부는 “백 당선자는 다양한 경험 및 로마규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ICC가 다루는 중대 범죄 억제 및 피해자 구제, 선진 정보기술(IT) 활용을 통한 재판 효율성 증진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가 위치한 국제형사재판소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는 최초의 상설 국제재판소로 한국을 포함해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23개국이 회원국이 있다.

ICC 재판관은 총 18명이며, 3년마다 당사국총회에서 임기 9년의 재판관을 6명씩 뽑는다.

한국에선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재판관과 최고 책임자인 소장을 지냈고, 2015년부터 정창호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재판관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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