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 6석’에 화들짝…지도부 “근거 없어, 다시 작성”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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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9석 중 6석 우세 보도에 “최악 가정한 것”
당내 술렁…이준석 “실제 더 나빠” 하태경 “수도권은 버린 자식?”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선거구 중 우세 지역 6곳’ 뿐이라는 자체 분석 결과가 8일 보도돼 비상이 걸렸다. 당 지도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내에선 “예견된 결과” “현실은 더 나쁘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재작성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이날 “국민의힘이 내년 4·10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은 6곳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6곳 모두 여당 텃밭인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지역구였으며, 나머지 지역에선 모두 야당에 열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지역 49석 중 8석(용산,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갑·을)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보도된 분석에선 그보다 더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체) 여론조사를 한 적이 없고, 총선기획단이 내년 총선 판세를 분석하기 위해 최선의 경우와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 초안을 만들어온 것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사무총장은 “보통 우세 지역에 경합 우세 지역을 넣고, 경합 지역에 경합 열세 지역을 넣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것은 모든 경우가 ‘다 졌을 때’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인데 우리 후보가 너무 뒤떨어지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별다른 근거 없이 초안을 작성했기 때문에 지금 다시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총선기획단이 그동안 언론에 발표된 정당 지지율과 지역별 지지율 등을 바탕으로 해서 작성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지도부의 이 같은 진화 시도에도 당내 분위기는 술렁이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 선거가 4년 전보다 더 어렵다는 우리 당 총선 판세 보고서가 나왔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혁신위원회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며 “나아가 판세 보고서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성적표를 숨긴다고 성적이 사라지냐”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당 지도부에게 수도권은 버린 자식이냐”며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혁신을 외면한다면 우리 당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BBS 라디오에 나와 “이 자료는 ‘정성적 분석’을 한 것”이라며 “‘정량적 분석’만 하면 이것보다 더 나쁘게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다 참조했을 때 지금 우세를 확신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4곳 정도”라며 보도된 6곳보다 더 적은 수치를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경기’ 지역은 더 절망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도 지역에서 나오는 조사 결과들은 너무 절망적이기에, 제가 알고 있는 대로라면 분위기 좋게 보이려고 유선전화 비율을 많이 섞을 것”이라며 “(비례대표가) 병립형 제도로 가면 지난번 (민주당) 180석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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