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참패 때로 돌아간 국민의힘…또 ‘김기현 탓’ 두고 ‘시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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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조기해산 후폭풍…김기현 사퇴론 ‘봇물’
“김기현 지도부 흔드는 건 필패 지름길” 내분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두 달 만에 혁신위원회 조기 해산을 이유로 다시 사퇴론에 직면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조기 해산에 따른 불똥이 김기현 지도부로 튄 모양새다. 당 안팎에서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다. 이로써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책임론에 직면하게 됐다. 다만 당내 영남권 의원을 중심으로 “내부 총질은 필패”라는 반응도 이어지는 터라, 당분간 김기현 지도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10일 국민의힘 비주류를 중심으로 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줄이었다. 이날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쇄신 대상 1순위는 김기현 대표 불출마로 부족, 사퇴만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7일 혁신위의 활동 종료 선언 이후 당내에서 김 대표의 사퇴를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 의원은 김 대표를 겨냥해 “강서구청장 보선 직후 사퇴했어야 하지만, 정작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며 “이대로 가면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는 걸 아는데도 좀비처럼 질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김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진즉에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결기가 김 대표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며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가면 국민의힘은 필패, 이미 태풍이 불고 있다”고 김 대표 용퇴를 압박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 친윤계 인사와 영남권 인사들은 ‘단합’을 강조하며 김 대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윤계로 꼽히는 박대출 의원은 페이스북에 “단결이 혁신”이라며 “합리적이고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다. 지금은 때가 될 때까지 순리대로 믿고 맡기는 게 상책”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 북구를 지역구로 든 김승수 의원은 이날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할 따름”이라며 “큰 전투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구는 적에게 돌리고 당의 지혜를 모으고 지도부를 믿고 굳건하게 단합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혁신위는 오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마지막으로 종합 혁신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혁신안의 골자는 당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가 거취를 표명하지 않으면 당내 비주류의 반발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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