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유출 지역의 밑천이 ‘말 되는’ 비즈니스로 연결된다면”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5 14:05
  • 호수 1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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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원식 디쓰리쥬빌리 투자심사역…대전을 ‘유잼 도시’로 만들기 위한 커뮤니티 기획

‘한국 사람들은 왜 죄다 수도권으로 가야만 하는가.’ ‘대전은 왜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될 수 없는가.’ 

정원식 GSC 대전 허브 쉐이퍼(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투자심사역)는 서울에서 고향 대전을 바라보며 늘 이런 의문을 가졌다. GSC 대전 허브 설립과 이번 ‘대전 꿈돌이 파티’ 기획은 의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한 첫걸음이다.(<“인구 감소는 사업 기회” 지방에 깃발 꽂는 ‘新콜럼버스’> 기사 참고) 

본업인 임팩트 벤처캐피털(VC) 투자심사역으로서도 정원식 쉐이퍼의 관심은 대전을 비롯한 인구 유출 지역에 쏠려 있다. 올해 들어 인구 문제 펀드 기획에 매진하며 지방 사례들을 면밀히 관찰해 왔다. 정 쉐이퍼는 “지방 도시들이 인구 유출 문제 해소와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고유의 자산을 활용해 비즈니스적으로 ‘말이 되는’ 모델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정원식 디쓰리쥬빌리 투자심사역 제공
ⓒ정원식 디쓰리쥬빌리 투자심사역 제공

GSC 대전 허브를 만들게 된 계기는.

“대전 지역의 성공한 기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른 지역 기업가들과는 다른 고민 지점을 발견했다. 대전은 널리 알려진 ‘과학도시’임에도 과학계와 지역사회 간 소통이 끊겨 있고, 심지어 과학계 내의 연결고리도 허술하다. 특히 대전에 시가총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업이 많은데, 이를 아는 대전 소재 대학 재학생은 별로 없다. 지역의 과학기술 기업과 인재가 매칭되지 않으니 청년 인구 유출, 산업 생태계 약화 등 문제가 필연적으로 생겨난다. 이런 문제를 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 봤다. 일단 대전에 다양한 청년들을 아우르는 커뮤니티를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GSC 대전 허브 같은 커뮤니티가 ‘과학’과 ‘청년’이란 두 핵심 자산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나.

“GSC 대전 허브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기업과 인재를 잇는 일이 계속 일어나면 청년 인구 유입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 등 큰 임팩트가 일어나리라 믿는다.”

최근 대전 외 다른 지역에서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청년 인구를 늘리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눈여겨보는 사례가 있다면.

“우선 리쿼스퀘어 사례가 떠오른다. 영주시를 거점 삼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자체 브랜드 주류를 론칭하는 한편 지역 상권 투자, 동네 축제 기획 등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또 하나는 양양군을 서핑의 성지로 만들어 청년층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낸 서피비치다. 대학과 지자체, 기업이 머리를 맞대 지속 가능한 도시 조성을 준비하는 포항시의 사례도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인구 유출 문제 해소 노력이 실효를 거두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지역의 핵심 자산을 십분 활용해 누가 봐도 비즈니스적으로 말이 되는 모델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로컬’의 한계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 투자자, 고객 등 전국 각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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