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끝내러 등장한 ‘아버지’…한국앤컴퍼니 주가 20%↓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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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명예회장 지분 2.72% 매수에 경영권 분쟁 종료 관측
MBK는 ‘반격’…금감원에 조양래 ‘시세조종’ 혐의 조사 요청
한국앤컴퍼니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15일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20% 이상 급락하고 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의 승세가 조현범 현 회장 측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날 오전 11시45분 기준 한국앤컴퍼니는 전일 대비 21.56%(4560원) 하락한 1만65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주가는 23.22% 내린 1만624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양래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6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258만3718주)를 취득했다. 평균 매수가는 주당 2만2056원이며 총 569억8648만원어치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3년6개월만이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차남인 조현범 현 회장에게 자신의 보유 지분 전량에 해당하는 23.59% 상당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에 따라 조현범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늘어났다. 여기에 우호 지분을 고려하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50% 이상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조현범 회장은 전날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는 끝난 상황”이라며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함께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수 단가는 2만원이며, 두 사람의 지분은 29.54%다. 현재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떨어졌으나, 이들이 매수할 수 있는 지분 자체가 적어 공개매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날 조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시세조종 등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조 명예회장이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보다 높은 단가에 주식을 취득했다는 취지다.

MBK파트너스는 “7일부터 14일 사이 7일을 제외하면 조 명예회장이 당일 종가보다 높은 평균 단가로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고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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