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이 與 총선 이끈다…당내 우려 잠재울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1 11: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현 사퇴 8일만…與, 이르면 주중 임명 절차 완료
韓, ‘수직적 당정관계’ ‘김건희 특검’ 등 난제 돌파력에 주목
한동훈 법무장관이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위해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장관이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위해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를 떠나 국민의힘 품으로 향한다. 한 장관은 21일 장관직을 내려놓고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할 예정이다. 이번주 중 비대위원장으로 최종 임명될 전망인 가운데, 당내 이견이 분출하고 있는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받아들였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5시경 과천정부종합청사 1동 지하 대강당에서 한 장관의 이임식을 열기로 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수장으로서 ‘스타 장관’ ‘소통령’ 등으로 불려 온 한 장관은 이제 집권여당의 사령탑으로서 111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돼 온 그의 정치 여정 첫 걸음이기도 하다.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지명은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주류 희생’을 둘러싼 당 혁신위원회와의 갈등, 여권의 지지율 답보 속에서 사퇴를 선언한 지 8일 만이다.

김 대표 사퇴 이튿날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한 후 중진연석회의(14일), 의원총회(15일),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18일), 상임고문단 간담회(20일)을 빠르게 열며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사실상 ‘한동훈 비대위’를 세우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쌓아올린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잇단 회의를 거치는 동안 한 장관을 향한 첨예한 논쟁도 분출했다. 여러 후보군 중 친윤(親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장관 추대론이 부상했지만, 비윤계에선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고 중도 확장성이 약하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수직적 관계를 해소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주류가 한 장관 추대를 강하게 추진했고, 또 한 장관 외에 별다른 대안도 없다는 공감대 아래 당내 기류는 ‘한동훈 대세론’으로 빠르게 굳어갔다.

한 장관 역시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밝히며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사실상 시사했다.

한 장관 임명 후 국민의힘은 그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 총선 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장 ‘한동훈 비대위’ 앞에 놓일 난제는 산적하다.

우선 야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입장 정리가 시급하다. 지난 19일 한 장관이 “김 여사 특검법은 악법”이라고 발언한 후 파장이 거센 가운데, 일각에선 한 장관이 ‘총선 후 특검’을 야당에 제안할 거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야당이 이미 이를 단칼에 거부하면서, 결국 ‘대통령 거부권’ 정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인 만큼 당내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온 ‘수직적 당정 관계’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떠 있다. 여기에 신당 창당 행보 중인 이준석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도 한 장관 앞에 놓일 핵심 난제로 꼽힌다. 총선 전까지 이 모든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한동훈 리더십’의 성패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국위원회 소집 공고를 낸 뒤 오는 25일 전후로 전국위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최고위와 전국위 추인을 거치면 다음 주 비대위원장에 공식 선임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