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준석부터 만나야” 여당 내 커지는 ‘비윤계 포용’ 주문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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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에 “먼저 껴안아야”…이준석엔 “창당은 형극의 길” 경고
‘27일 탈당’ 예고한 이준석 “한동훈 만날 순 있지만 기대 없다”
한동훈 “많은 분 만날 것…특정인 따로 생각해본 적 없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당 창당 행보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가운데, 그가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계를 적극 포용해 서둘러 당 분열을 봉합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변화와 혁신 의지를 보이고 내년 총선에서 청년‧중도층을 포섭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예고한 27일까지 단 5일 남은 상황에서, 한 전 장관의 움직임이 이 전 대표 결단의 유일한 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계파색이 옅거나 비주류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전 장관이 먼저 나서 이 전 대표‧유승민 전 의원 등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4선 홍문표 의원은 2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식으로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김건희) 특검보다 당 분열을 봉합하고 하나로 단일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 역시 같은 날 KBS라디오에서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한 전 장관이 최대한 우리 편을 많이 늘리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이들과)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장관이) 적극적으로 만나서 대화해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안 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걸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당 주류에서도 한 전 장관과 이 전 대표가 당내 ‘투톱’이 돼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들의 메시지는 한 전 장관을 향한 촉구보다, 탈당을 예고한 이 전 대표를 향한 경고성에 더욱 가깝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동훈 비대위’가 이 전 대표 등 비윤계를 포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얼마든 열려 있고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성 의원은 “(이 전 대표가) 30대 당대표로서 정권을 탄생시킨 주역 중 한 분이고 당에 대한 애착도 있을 것”이라며 “또 뉴스 메이커로도 활동하고 계시기 때문에 한동훈과 이준석이 함께 만난다면 뉴스의 중심에도 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창당은 아주 뛰어난 대권주자가 있거나 지역적 기반을 갖지 않으면 한국의 양당 정치 구조에서 성공한 적이 없다. 창당은 형극의 길”이라며 “당에 들어와서 활동하는 게 훨씬 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친윤계 김병욱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차려 결과적으로 민주당 2중대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 전 대표는 ‘조기 정계 은퇴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이준석 전 대표는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힘을 합쳐야 한다”며 “73년생 한동훈과 85년생 이준석이 여의도 정치를 탈바꿈시키고 오만한 민주당을 심판하는 정의의 칼이 되어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성공의 투톱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오는 27일 탈당을 예고한 이 전 대표는 여전히 국민의힘 잔류 가능성에 고개를 젓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에도 큰 기대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전 장관을) 만날 순 있지만 만나도 할 말이 별로 없다”며 “피상적인 대화로는 지금의 문제가 아무것도 풀리지 않을 것이다. 만남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기대가 없다”고 밝혔다.

한 장관 역시 같은 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 후 기자들을 만나 이 전 대표 등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지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정한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가 선포한 ‘탈당 디데이’가 다가오는 가운데, 한 전 장관이 그에게 적극 손을 내밀지 여전히 불분명한 만큼, 이 전 대표가 예정대로 당을 떠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치적 성과’가 시급한 한 전 장관이 이 전 대표에게 용산과의 관계‧총선에서의 지분 등에 대한 파격적인 약속을 하고 그를 잔류시킬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이 전 대표와 함께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 ‘천아용인’ 일부가 당에 잔류하기로 한 만큼, 이 전 대표로서도 고심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예정대로 탈당하고, 총선 전 국민의힘과 새로운 형태의 ‘연대’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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