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가득 든 쇼핑백…초등생이 용돈 모아 ‘36만원’ 익명 기부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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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女, 건천읍행정복지센터 방문해 “좋은 곳에 써달라”
손편지엔 “아이들과 돼지 배 채우기로 모은 돈”
지난 1월3일 40대로 추정되는 여성 A씨가  경주시 건천읍행정복지센터 맞춤형 복지센터팀을 방문해 36만3000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경주 건천읍행정복지센터 제공
지난 1월3일 40대로 추정되는 여성 A씨가 경주시 건천읍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을 방문해 36만3000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경주 건천읍행정복지센터 제공

초등학생이 1년 간 모은 용돈 36만3000원을 관공서에 익명 기부했다.

4일 경주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0대로 추정되는 여성 A씨가 건천읍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을 방문했다. A씨의 손엔 동전과 지폐가 가득 든 플라스틱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A씨는 당시 복지팀 근무자에게 “초등생 자녀가 1년 간 모은 용돈이다. 좋은 곳에 사용해 달라”고 당부한 채 자리를 떴다. 이름과 연락처 등을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익명 기부였다.

A씨가 돈과 함께 건넨 손편지엔 “2023년 시작에 아이들과 돼지 (저금통) 배 채우기를 했다”면서 “우리도 힘들지만 서로 나누고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에, 편지 않은 형편이지만 소소하게 전해 본다. 몸이 편치 못해 기대 금액은 못 채웠지만 올해는 열심히 해서 내년엔 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쓰여져 있었다.

이번 기부의 이유에 대해선 “건천 분들이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저를 도와주셨기에 애들도, 저도 무사·무탈하게 잘 지내왔다”면서 “항상 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건천읍행정복지센터 측은 이번 성금을 취약계층 지원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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