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에 속아” 조롱 쏟은 김여정…합참 “한국軍 능력에 놀란 듯” 일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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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 “망신 주기 위한 기만작전에 속아” 폄하
합참 “거짓 담화 발표한 것…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1월5일 백령도에서 우리 군이 해상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1월5일 백령도에서 우리 군이 해상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사흘째 이어진 포 사격 위협과 관련해 '기만작전에 속은 한국군' 주장을 펼친 가운데 우리 군이 이를 일축하며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입장문을 내고 "김여정 담화문은 우리 군의 탐지 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며 김 부부장 주장에 선을 그었다. 

합참은 "우리 군 정보당국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며 "접적 해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군사 활동에 대해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도발할 경우에는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는 '기만작전'을 진행했는데 우리 군이 이에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허세와 객기를 부려대는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의 실지 탐지 능력을 떠보고 불 보듯 뻔한 억지 주장을 펼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작전을 진행했다"며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해당 수역에 단 한 발의 포탄도 날려 보내지 않았다"며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은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고 비난했다.

합참 관계자는 "김여정 부부장이 우리 군의 탐지능력에 놀라 거짓 담화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제도 북한이 포사격을 한 것은 우리 군의 자산에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전날 오후 4∼5시께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 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하지만 북한은 전날 서북도서 지역에서 포탄을 쏜 적이 없다며, 포성을 모방한 폭약을 터뜨리는 기만 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군이 과거 새떼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전투기를 출격시키거나, 청계산에 버려진 문짝을 무인기로 잘못 추정한 전력도 거론했다. 여기에 더해 김 부부장은 한국군을 '군복 입은 광대들', '눈 뜬 소경들'이라고 칭하며 "차라리 청·후각이 발달한 개에게 안보를 맡기는 것이 열배는 더 낫다"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되어 있는 상태"라며 "만약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때는 우리 군대는 즉시적인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5일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신원식 국방장관이 서북도서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을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5일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신원식 국방장관이 서북도서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을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서해 최북한 서북도서 인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하며 사흘째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이 (7일) 오후 4시께부터 연평도 북방에서 사격을 실시 중"이라며 "북한군 포탄이 NLL 이남으로 낙하한 것은 없으며 우리측 피해도 없다. 우리 군의 대응 사격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5일 오전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해안포 위주로 200여 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은 서해 NLL 방향으로 사격을 실시했으며 발사된 포탄은 대부분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 NLL 이북 7㎞까지 근접했다.

9·19 남북군사합의로 사격 및 기동 훈련이 금지된 해상 완충구역에 북한군 포탄이 낙하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우리 군은 4시간 뒤 K-9 등을 동원해 북한 포사격 200발의 2배 가량인 400여 발을 쏘며 맞대응했다.

북한은 6일 오후에도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 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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