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李 ‘헬기이송’ 과정 전반 조사…소방청은 “문제 없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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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부정청탁·특혜 여부 조사 신고 접수…공정·투명하게 확인”
남화영 소방청장 “소방헬기 전원 판단은 의사가 하는 것”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흉기 피습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병원 전원 경위와 응급헬기 이송 과정 전반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대표를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하는 과정에 부정청탁 등이 있었는 지를 규명한다는 이유에서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응급 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전원된 것과 관련해 부정청탁과 특혜 제공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어 "해당 사건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과 국민 알권리를 고려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공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익위는 '다수'라고만 지칭된 신고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비밀보장 차원에서 구체적 언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사에 착수한 권익위는 부산대병원과 소방청, 서울대병원 등 관련 기관과 의료진을 상대로 이 대표 헬기 이송 경위와 과정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소방청장 “판단은 의사가, 매뉴얼상 문제 없어"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대항 전망대에서 일정을 소화하던 중 김아무개(67)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내경정맥(속목정맥) 일부가 절단됐다. 많은 피를 흘린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처치를 받았다. 이후 119 응급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혈관 봉합 등 수술을 받은 후 회복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가족의 요청으로 전원이 결정됐고, 병원 간 의견을 조율해 헬기 이송을 결정한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화영 소방청장도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 헬기 이송 특혜 의혹과 관련해 "소방헬기 전원 판단은 의사가 하는 것이고, 의사 판단과 요청으로 전원하는 것은 매뉴얼 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헬기 이송 조건에도 의사가 반드시 같이 탑승하게 돼 있는데 그런 조건이 맞고 요청이 오면 소방 헬기는 무조건 간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해 응급헬기를 이용해 병원을 옮긴 수는 162건이고 이 중 30% 정도가 지방에서 서울로 전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의사단체는 잇달아 비판 성명을 내고 이 대표 헬기 이송이 업무방해와 응급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급기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일부 단체는 이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에서 이 대표 헬기이송에 대해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은 것"이라며 "상태가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더라도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가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하면서도 특혜 및 지역의료 홀대 여론을 파고 들며 "응급의료체계와 긴급의료체계의 특혜 등 여러 가지 구멍에 대해 국민이 보고 분노하는 것 같다. 우리는 이 대표나 민주당을 비난하지 않고 더 나은 체계를 갖추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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