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살리기” “세대교체 시작”…‘與 공천룰’ 두고 온도차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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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민심 반영↑,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페널티…‘중진 용퇴’ 취지
“기득권 내려놓기 시작” vs “공천학살 서막…이준석에 미리 축하”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중진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은 ‘4·10 총선 공천룰’을 발표한 가운데, 출마를 준비 중인 초·재선 의원 및 원외 인사들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며 호응하는 분위기다. 반면 불리한 위치에 놓인 영남권 의원들과 3선 이상 중진들은 “공천학살이 시작됐다” “개혁신당에 좋은 일”이라는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4·10 총선 공천룰’을 발표했다. 경선 가산점과 감산점을 통해 정치 신인들에게 혜택을 주고, 중진들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의 경우 경선득표율의 최대 35%가 감산되는 룰을 마련했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의원은 일괄적으로 경선득표율에 15%를 감산한다.

또 경선에서도 서울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과 호남·충청권을 ‘1권역’으로 묶어 ‘당원 20%, 일반 국민 여론조사 80%’ 반영 방식으로 치르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 경선룰(당원 50%, 여론조사 50% 반영)에서 민심 반영 비율을 대폭 늘린 것이다. 반면 당의 우세 지역인 강남 3구와 영남·강원권은 ‘2권역’으로 묶어 기존 방식대로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만 34세 이하 청년이나 정치 신인, 여성, 중증 장애인, 탈북민, 다문화 출신, 국회 보좌진 등에도 일정 가산점이 부여된다. 반대로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 경력자는 물론, 탈당 경력자 등에겐 감점 페널티가 부과된다. 현역 의원 컷오프 의무 비율은 10%로 설정됐다. 당초 혁신위원회 등에서 권고한 컷오프 비율인 20%보다는 낮은 셈이다.

 

“공정 공천” vs “영남 칼바람”…이준석은 이삭줍기?

해당 내용을 두고 공관위에선 ‘공정한 시스템 공천’으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공관위 회의 직후 “몇 명을 공천에서 교체하겠다는 목표보단 공식적으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게 공천을 배제할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얼마나) 교체될지는 지금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며 ‘시스템 공천’을 재차 강조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구 출마 예정인 한 국민의힘 원외 인사는 17일 통화에서 “기득권 내려놓기가 본격적 시작된 셈”이라며 “인요한 혁신안 내용도 일부 수용하면서 우리 당 지지세를 바탕으로 지역마다 ‘민심·당심(당원 여론조사 비율)’을 특색 있게 설정한 것도 눈여겨 볼 점”이라고 평했다.

반면 영남 지역구 의원들 내부에선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동일지역에서 3선 이상을 해 페널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내 의원은 20명이 넘는다. 한 PK(부산·울산·경남) 중진의원은 시사저널에 “영남에 공천 칼바람이 불 것”이라며 “영남 중진 의원들도 한 지역구에서 3선 이상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탄핵 정국을 비롯한 각종 위기 속에서도 각자 역량과 지역구 민심 다지기로 힘들게 올라왔는데 그런 과정은 외면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도 국민의힘의 공천룰을 두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위주 공천이 시작됐다”며 공세를 집중시키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핵관(검찰 핵심 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은 살리는 의도“면서 “당의 의원들은 죽이는 공천 학살이 예상대로 시작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 합류를 고대하고 있는 이준석계 ‘개혁신당’도 거론해 “영남 중진들이 개혁신당으로 우르르 몰려가면 개혁신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호는 3번, 선거 국고보조금도 많이 나올 것”이라며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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